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간부들의 자녀가 선관위 경력직에 채용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선관위 간부의 자녀가 경력 채용된 건 총 6건에 달한다. 선관위는 5급 이상 직원의 자녀 경력 채용 사례 전수조사에 착수했지만 국민의힘은 “선관위는 ‘아빠찬스위원회’냐”라며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3일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실에 따르면 세종 선관위 상임위원(1급)으로 퇴직한 A 씨의 딸이 2021년 대구 선관위에 경력 채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A 씨의 딸은 경북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대구 선관위로 옮겼는데, A 씨는 딸이 채용되기 직전까지 대구 선관위 고위직으로 일했다. 또 선관위는 경남 지역 선관위에서 일하는 과장(3급)의 자녀도 2021년 경남 지방공무원에서 경남 선관위 직원으로 옮긴 사실도 자체 파악해 여당에 보고했다.
앞서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 신우용 제주도선관위 상임위원, 김세환 전 사무총장의 자녀도 아버지가 일하는 선관위에 경력직으로 합격했다. 지금까지 선관위 고위직의 자녀 경력 채용이 6건까지 늘어나면서 선관위의 ‘부모 찬스 채용’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박 사무총장과 김 전 사무총장은 사무차장으로 일하며 당시 본인 자녀의 선관위 채용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박 사무총장과 김 전 사무총장이 자녀 채용 과정에서 두 사람이 ‘4촌 이내 친족이 직무 관련자일 경우 상급자에게 신고한다’는 선관위 공무원 행동강령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사무총장은 이날 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여당 의원들에게 “이 내용을 잘 몰랐다, 신고를 못 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은 “(신고 누락이) 사실이라면 총장 거취 문제가 안 나올 수 없다”며 박 사무총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선관위 자녀 채용 의혹이 확산되면서 국민의힘은 감사원 감사에 더해 검찰 수사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결국 수사를 통해 문제 의혹을 규명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수습책으로 제시한 5급 이상 전수조사에 대해서도 여권은 불신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관위 안팎에서 (자녀 채용과 관련한) 추가 제보가 많다”며 “전수조사도 오히려 5급 이하 직원들에게 ‘부모가 선관위에서 근무했었는지’를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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