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어 대통령실서 ‘중기인 대회’
이재용 “원팀으로 불경기 터널 극복”
尹 “해외 나가면 스트레스 없어 피곤한 줄 몰라”
尹 “해외 정상들이 ‘아메리칸 파이’ 얘기 먼저 꺼내”
참석자 절반 이상이 청년 기업인
“제가 요새 다자 회의에 나가면 참여하는 모든 국가가 우리와 양자 회담을 하려고 손을 내밀고 해외에서 대우를 잘 받습니다. 저는 그게 다 여러분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중소기업계의 최대 축제인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기업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올해는 지난해(5대 기업)보다 늘어난 9개 기업 총수와 중소벤처 소상공인 500여 명이 참석했다.
● 尹대통령 “기업인 여러분께 늘 감사…보답할 것”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번째로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기업인들은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으며 상생 의지를 다졌다. 이날 식사 메뉴로는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의 치킨뿐 아니라 로봇이 튀긴 치킨 200마리,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화덕으로 자동 조리된 피자 120판이 준비됐다. 참석자들은 국내 수제맥주 업체인 카브루의 ‘경복궁’을 마시면서 ‘치맥’과 ‘피맥’을 했다. 윤 대통령은 본행사 뒤 58개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들과 “파이팅”을 외쳤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경쟁력 있는 산업시스템을 갖추고 첨단 분야에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대통령이 해외 나가면 대접을 받고 서로 만나려고 일정을 잡는 것이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힘이 없으면 해외에 나가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러분께 늘 감사드리고 있다. 제가 잘 보답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요새 경기가 어렵지만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모두가 원팀이 돼 노력해 이 긴 터널도 곧 지나가리라 믿는다”라고 말하며 건배를 제의했다. 이 회장이 '함께 성장하는'을 선창하자 다른 참석자들이 '대한민국'을 후창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주 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해 보니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77%가 넘었다”고 했다. 개회사가 끝난 뒤 윤 대통령이 77%를 거론하며 “‘아 그게 진정한 지지율이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감사하다. 더 열심히 잘하겠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웃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중소 벤처기업들이 대기업과 함께 성장할 때 우리는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품질과 혁신 제품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또 우리 경쟁력과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 윤 대통령 “해외 나가면 스트레스 없어 피곤한 줄 몰라”
윤 대통령은 테이블을 하나하나 돌며 기업인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갔다. 불황 속 기업 환경,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가를 계기로 열린 ‘외교 슈퍼 위크’등 다양한 이슈가 화제에 올랐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특유의 소통 능력이 돋보였다”는 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앉은 테이블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경제가 어렵지만 원팀이 되어 노력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테이블. 한 기업인이 “해외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일정을 계속하면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해외에 나가면 스트레스가 없어서 그런지 피곤한줄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다른 기업인이 “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만족도 여론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77%라니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스트레스가 없어질 것 같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기업이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지 않겠나. 기업이 잘 돼야 근로자가 잘되고, 그래야 나라도 잘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테이블의 건배사는 “일취월장 중소기업, 일취월장 대한민국”이었다. 기업이 ‘일’자리를 늘려, ‘취’업자 수가 늘고, 근로자들이 ‘월’급을 많이 받고, (청년들이) ‘장’가를 많이 가게 하자는 의미다.
이어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테이블. 윤 대통령은 청년 기업인인 푸드트래블의 박상화 대표에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질문했다. 박 대표는 푸드트래블이 개별음식점과 기업을 매칭해주는 플랫폼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 尹 “거의 모든 정상들이 ‘아메리칸 파이’ 얘기”
공식 행사 후에도 환담이 계속되자, 주최 측은 윤 대통령이 4월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서 윤 대통령이 부른 팝송 ‘아메리칸 파이’를 배경음악으로 틀었다. 참석자들이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얘기를 꺼내자 윤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회의를 전후해 가진 11번의 양자회담에서 거의 모든 상대국 정상들이 ‘아메리칸 파이’ 얘기를 꺼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축하공연에는 하모나이즈 합창단이 가수 이적의 ‘로시난테’와 송창식의 ‘우리는’을 불렀다. 합창단이 ‘우리는’을 부르자, 윤 대통령이 일어나 참석자와 양손을 잡고 노래를 같이 따라 불렀다. 이에 모든 행사 참석자들이 서로 손을 잡고 노래를 불렀다.
올해 34회째로 ‘다시 뛰는 중소기업,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중기인대회는 국가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공헌한 중소기업인을 포상하고 격려하는 중소기업계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지난해에 이어 2번째로 참석했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올해 처음 참석했다. 특히 치매 조기발견 예방 기업 실비아헬스의 고명진 대표, 막걸리 브랜드 복순도가의 김민규 대표 등 ‘MZ 벤처인’도 대거 참석했다. 참석자들의 절반 이상이 청년 기업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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