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14주기 추도식에 여야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추도식을 계기로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한편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 등 겹악재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나섰다.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추도식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2년 연속 추도식을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이해찬 전 대표와 정세균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야권 원로들도 자리했다.
이 대표는 참배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주의가 다시 퇴행하고 노 전 대통령이 꿈꾸셨던 역사의 진보도 잠시 멈췄거나 또 과거로 일시 후퇴하는 것 같다”며 윤석열 정부를 정조준했다. 박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최근 잇달아 터진 논란들을 의식한 듯 “민주당을 둘러싸고 있는 위기 앞에 겸허했는지 철저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썼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021년 당 대표 권한대행 자격으로 12주기 추도식을 찾은 데 이어 2년 만에 다시 봉하마을을 찾았다. 국민의힘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구자근 당 대표 비서실장, 정점식 의원(경남도당위원장), 윤희석 대변인도 동행했다. 김 대표는 추도식 참석 배경에 대해 “대한민국 정치 선진화를 위해 더 이상 전직 대통령의 흑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확신한다”며 “생각과 철학을 달리한다고 하더라도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하고 존중을 표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에는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는 등 보수층과 중도층을 모두 겨냥한 행보를 했다.
정부 측에서는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 총리가 추도식에 참석했다. 한 총리가 추도사를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자 일부 시민은 “내려와라” “그만둬라” “왜 여기 왔냐” 등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 대신에 조화를 보내고,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유족들을 위로하는 애도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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