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청와대 셰프 “박근혜, 나물 20g만 먹어 ‘인간 저울’로 불려”

사진=방송화면 캡쳐

20년 동안 청와대 셰프로 근무한 천상현 씨가 역대 대통령들의 식사와 관련한 뒷이야기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천 씨는 23일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 역대 대통령들의 식사와 관련된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청와대 최초 중식 셰프로 1998년 故(고)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청와대에 들어간 뒤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20년간 총 5명의 대통령의 식사를 담당한 인물이다.

천 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최고의 대식가로 꼽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식사량이 점차 줄긴 했지만, 임기 초반 2년까지는 유도선수에 버금갈 정도의 식사량을 자랑했다”고 회상했다. 김 전 대통령이 특히 좋아한 음식은 삭히지 않은 홍어회였다며 “맛 들이면 흑산도 삭힌 홍어 못지않게 맛있다. 생선살에서 인절미 맛이 난다. 진짜 별미”라고 설명했다.

가장 마음이 가고 생각나는 대통령으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지만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었다. 노 전 대통령께서는 저희가 모시는 대로, 가리는 음식 없이 언제 어디서나 잘 잡수셨다. 직원들에게도 ‘오늘 너무 맛있었다’, ‘이렇게 다시 끓여줘라’ 등 항상 칭찬을 건넸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이 까다로울 것 같지만 안 그렇다. 소박하시고, 각종 나물 반찬을 20g씩만 드셨다. 저희가 넘치게 내놔도 딱 20g씩만 식사하셨다”며 직원들이 놀랄 정도로 정확한 식사량으로 인해 ‘인간 저울’로 불렸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돌솥밥에 계란 노른자를 넣고, 간장만 넣어 비벼먹는 것을 즐겼다며 “이 전 대통령은 입맛 없을 때마다 보양식으로 그렇게 잘 드셨다”고 했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과 결이 비슷해서 국밥과 막회를 좋아하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