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단짝 친구였던 스위스 요리사가 김 위원장에게 딸에 관해서는 들었지만, 아들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요리사 조아오 미카엘로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포르투갈 대사관 직원의 아들이었던 미카엘로는 김 위원장이 1998~2000년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 재학 당시 가장 친했던 친구로 알려져 있다. ‘박운’이라는 가명을 썼던 김 위원장은 학교를 중퇴하고 북한으로 돌아갈 때 미카엘로에게 사실 자신이 김정일의 아들이라고 털어놨다.
이후 연락이 되지 않다가 미카엘로는 김 위원장 집권 뒤인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 북한에 초청돼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났다. 미카엘로는 2012년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의 아내 리설주도 만났다. 그는 “당시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내가 임신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듬해 북한을 다시 찾았을 때는 리설주를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미카엘로는 “딸을 낳았다고 얘기를 들었지만 (아들에 대한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카엘로는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태어나기 직전인 2012년과 태어난 해로 추정되는 2013년 직접 김 위원장을 만난 몇 안 되는 외국인이라고 RFA는 부연했다.
RFA는 비슷한 시기 김 위원장을 만난 서방의 다른 인사도 아들에 관해서는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인사는 김 위원장이 딸 주애에 대해 자주 언급했지만 아들은 단 한 번도 화제에 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한 권력체계 전문가 미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 국장도 “김 위원장에게 아들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차례 방북한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을 언급하며 “그가 2012년 원산에서 김정은을 만났을 때 이복 누나 김설송을 포함한 많은 가족이 있었지만 거기에 아들은 없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주애’라는 이름 역시 로드먼이 김정은 부부의 딸을 안아봤다고 인터뷰에서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고스 국장은 “김정은이 주애를 자주 공개하고, 자랑하고, 매우 보호적인 것을 봤을 때 첫 아이인 것처럼 보인다”며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아들이 존재하지 않거나 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아들이 건강에 문제를 갖고 있어 감췄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둘째로 알려져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3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정은의 첫째가 아들이라는 점에 대해 구체적인 물증은 없지만 첩보상 아들이 확실하다는 것을 외국 정보기관과 정보 공유 등을 통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2일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잠행하던 김정은이 28일 만에 나오면서 또 딸 주애를 데리고 나온 것을 봐서는 (장남으로 알려진) 첫째는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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