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5월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사 보도를 대폭 줄이고 있다.
25일 기준 지난 일주일간 신문에 보도된 북한 내부 방역 관련 기사는 단 3건에 그쳤다. 불과 한 달 전(4월19~25일)에 보도된 7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매일 국제면에 실렸던 코로나19 관련 세계 소식은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신문은 지난 3년여간 ‘세계적인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 피해 상황’을 통해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 집계 상황을 보도했다.
그런데 지난 16일 자부터 이 코너는 사라졌고, 이후 간간이 몇몇 국가의 방역 상황을 단신으로 전하고 있다.
관련 보도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 내부에서 코로나19 방역이 차지하는 관심도나 중요성이 감소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미 코로나19 관련 기사가 사라진 국제뉴스 자리는 이상기후 관련 기사로 대체된 모양새다.
신문은 ‘엘리뇨 현상이 몰아오는 부정적 후과’, ‘지구온난화에 의해 초래되는 극심한 가물(가뭄) 피해’, ‘파국적 후과를 초래하고 있는 산불과 들불’, ‘여러 나라에서 자연재해’, ‘세계를 휩쓰는 자연재해’ 등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는 각종 자연재해 소식을 집중적으로 전하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는 올해 식량난 해결을 위한 ‘알곡 증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북한의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한 사안이다. 신문 역시 이를 반영해 코로나19 대신 이상기후 보도 비중을 늘려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방역 승리’를 선언한 북한은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고강도 방역’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북한은 지난 20일 보도에서도 ‘소독사업의 완벽성을 철저히 보장’, ‘방역 사업을 실속있고 책임적으로 진행’, ‘튼튼한 방역 토대 구축’ 등을 촉구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외 행보 재개 동향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어 내부적으로는 방역 완화 등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조치를 준비하거나, 이미 취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당장 다음 달 쿠바에서 열리는 국제 역도대회 출전자 명단에 북한 선수 14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의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는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이다.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한 북한의 두 일가족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봉쇄 완화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통제가 느슨해진 것이 탈북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다.
이에 북한이 방역 관련 당국 차원의 별도 ‘선언’ 없이도 실질적으로 방역을 완화하는 쪽으로 지침이나 대응 방식을 바꾸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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