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만해도 기업하는 사람을 무슨 ‘죄인’ 취급 하듯이 했는데, 대통령실 잔디밭에서 모처럼 축제 분위기를 느끼고 와 아주 좋은 기억이 됐습니다.”
23일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김주인 시즈글로벌 회장(80)은 24일 “앞으로 이게 전통으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모범 중소기업인들에게 금탑산업훈장 등 총 92점의 정부 포상이 수여된 이날 김 회장은 중장비 부품 업체 경진단조㈜의 고석재 대표와 함께 금탑산업훈장의 영예를 안았다.
● “尹대통령, 참모들이 재촉해야 테이블 옮기며 50개 다돌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시즈글로벌은 1970년 설립돼 스키장갑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을 20%를 달성하고, 장갑 분야 기술 국산화를 이룬 공로를 인정받았다. 레저산업 및 산업 안전 분야 장갑 등 생산 1위를 자랑하는 강소기업으로 불린다.
김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작지만 이 사업으로 나라에 기여를 한다는 것 그것으로 늘 스스로를 격려하고 이를 회사 직원들과 공유해왔다”며 “첨단산업이 중요한 이 시대에 전통기업에도 기회를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2년 연속으로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여한 것을 두고 김 회장은 “대통령이 기업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리 중소 기업인들에 힘이 된다”며 “특히 대통령이 50여 개 테이블을 일일이 다 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미 등 여러 주제를 두고 대화를 이어가다보니 참모들이 ‘이동할 시간’이라고 얘기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훈장 수상에 앞서 아찔한 기억도 꺼냈다. 김 회장은 “평소 운동화를 신다 수상을 위해 한 3년 만에 꺼낸 구두를 신었는데 갑자기 밑창이 떨어져 아찔했다”며 “현장에서 급히 잘 모르는 다른 사람에게 양해를 구해 구두를 빌려 신고 연단에 올라 훈장을 받았다”며 웃었다.
김 회장은 같은 테이블에 앉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연장자인 나를 배려해서인지) 직접 음식도 날라주고, 주변 사람들이 줄서서 사진을 찍으려하는데 일일이 다 대해주는 모습이 아주 소탈하고 친근해보였다”고 했다. 특히 “이 회장이 ‘홍라희 여사와 1년에 한번씩 1주일을 시간을 내 함께 여행하는 걸로 세웠다’고 하더라”며 “듣던 사람들도 말이 쉽지 참 어려운 일이라 공감했다. 중소기업인들이 쉽게 보기 어려운 분들을 만나 재미난 얘기를 들은 것은 참 기쁜 일이었다”고 했다.
● “문명 손에서 시작…손 보호하는 내 일 사랑해”
50년을 이어온 직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올해 은퇴를 앞둔 김 회장은 “손으로 불을 피우고 연장을 만드는 것처럼 인간의 문명이 손에서 시작한다”며 “산업현장에서 산재의 70%가 손에서 일어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손은 중요하기 때문에 손을 보호하고, 이 기능을 확장하는 내 일을 사랑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 마무리 발언에서 이같은 기업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요새 다자회의에 나가면 참여하는 모든 국가가 양자회담을 하려고 손을 내민다”며 “그게 다 여러분 덕”이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이 대기업과 함께 성장할 때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품질과 혁신 제품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더 자주 뵙고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 대통령실은 기업인 여러분에게 열려 있다”며 기업인 기살리기를 약속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