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윤석열 정부가 자신을 핍박해 정치를 다시 하게 만들었다며 22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자 박 전 원장과 불편한 관계인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별 추접스러운 핑계를 다 보겠다”고 날을 세웠다.
25일 ‘오마이TV’에 출연한 박 전 원장은 국정원 재직 당시 부당채용 의혹으로 전날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저를 정치 현실로 나가게끔 박차를 가해주고 있다”며 “그럼 가라는 대로 가겠다”고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그동안 내가 현실 정치로 나간다, 어디 출마한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는데 어제 아침 부로 확실하게 정치로 나가겠다(고 결심했다)”며 “윤 정부가 나를 그렇게 내몰아주는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국정원장은 그동안 목포·해남·완도·진도 출마설이 있었지만 출마 결심을 밝히지 않았다며, ‘영등포로 출마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영등포는 아니다. 하나 분명한 건 정치 현실로 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손 전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별 추접스러운 핑계를 다 보겠다. 꼭 목포에 출마하시기 바란다”며 “압수수색과 정치가 무슨 관계인가. 정치 생활 16년 동안 검찰로부터 잘 대우받고 안전하게 살았나 보다. 그래서 법사위를 선호했나”라고 비꼬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19년 1월 손 전 의원의 목포 구도심 투자 논란 당시 날 선 공방을 주고받은 바 있다. 당시 민주평화당 소속 의원이었던 박 전 원장은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저수지 물을 다 흐린다”며 손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손 전 의원은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 탈당을 발표하면서 “배신의 아이콘인 노회한 정치인을 무너뜨릴 길이 있다면, 도시재생 뜻을 갖고 있는 후보가 있다면 그분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고 맞받았다. 자신을 비판한 박 전 원장의 낙선 운동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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