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가 26일 우리 정부를 대만 관련 입장을 재확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싱 대사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최근 한중관계에 대해 “좀 어렵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이) 중국과 관련해, 특히 대만과 관련해 입장을 다시 정리해 (중국을) 배려해줬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이른바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즉 중국 대륙과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고 합법적 정부 또한 오직 ‘중화인민공화국’ 하나란 대외 기조에 따라 다른 나라가 대만 관련 문제를 언급하는 것 내정 간섭으로 간주한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전후로 진행한 외신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의 긴장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에서 벌어진 것” “대만 문제는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밝혀 중국 당국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싱 대사는 이날 방송에서도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우리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동의했음을 재차 강조하면서 “이는 양국 수교의 기초다. (한국이) 이를 튼튼히 다지면 아무 문제가 없으니 그걸 확인해주면 좋겠다”고 거듭 밝혔다.
중국 당국은 지난 22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중 외교국장급 협의 때도 우리 정부를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싱 대사는 “중국과 한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영원한 이웃이고 떨어질 수 없는 긴밀한 협력 동반자다. 이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양국 관계가 좋지 않고 더 나빠질 위험도 있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그(한중관계 악화의) 원인과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가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의 핵심 우려를 충분히 존중해주고 많이 고려, 배려해줬으면 한다”고 거듭 밝혔다.
싱 대사는 지난 19~21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가 다수 발신된 데 대해서도 “이번 회의에선 진영 대결과 냉전적 사고를 고수하며 중국 관련 의제를 대내외적으로 과장하고, 중국을 먹칠하고 공격하며 내정을 간섭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분별력 있는 사람이라면 G7이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는 걸 알 것”이라며 거듭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번 G7 정상회의엔 윤 대통령도 참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우리 연예인의 중국 방송프로그램 출연이 돌연 취소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한중관계 악화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싱 대사는 “최근 2년 동안 적지 않은 한국 영화·드라마가 중국에서 상영됐다”며 “총체적으로 보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란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싱 대사는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방출 계획에 대해선 “다른 국가에 위험을 전가하는 이기적인 행위”라며 “중국은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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