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野 노란봉투법에 “다수 폭주 견제는 대통령 직무” 거부권 시사

  • 뉴시스
  • 입력 2023년 5월 27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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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집권 땐 처리 않은 법…거부권 유도 불통 프레임 공작"
양곡법·간호법 등 野 잇단 입법 강행에 "총선 전략" 지적
"민주노총 청부입법 얘기 나올 정도…尹, 여론 보고 있어"

거대 야당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2·3조 개정안) 강행 처리 수순을 밟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또다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견제에 나설지 주목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지난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퇴장한 가운데 노란봉투법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히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대통령실은 아직 국회 처리 절차가 남은 만큼 향후 여야의 논의 과정을 지켜보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다수당인 민주당의 일방적 ‘입법 강행’에 대한 윤 대통령의 문제 인식은 확고해 거부권 행사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27일 뉴시스에 “(민주당이) 문재인정부 시절에 주도적으로 처리하지 않았던 법안을 윤석열정부에서 무리하게 처리하려는 이유는 한가지다”라며 “어차피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거라는 것을 전제로 깔고서 실제 거부권을 행사하면 ‘불통’, ‘입법부 무시’라는 덧칠을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들이 타깃으로 하는 유권자 집단 또는 특수이익 집단의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며 “(입법 강행은) 일종의 거부권 유도 공작”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내년 총선을 노리고 그때까지 정권에 ‘불통’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전략적 입법 강행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미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취임 1년 남짓한 기간에 3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이 된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총선 전력의 하나로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내년까지 ‘입법강행’을 모드를 이어갈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실은 연이은 거부권 행사로 ‘불통’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지만,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거나 강행 처리를 예고한 법안이 특정 계층의 입장만을 과도하게 반영해 계층 간 갈등을 키울 소지가 큰 만큼 거부권의 행사 또는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법안에 집단 간 이해의 다름을 조정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가 녹아있다면 어떻게 대통령이 거부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면서 “국가 운영은 생각하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바에 따라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입법부가 하는 일이 헌법과 법률의 틀을 벗어났거나,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조정하지 못했거나, 국민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헌법에 반하거나 하는 것 등을 이유로 제대로 되지 못했거나 또는 다수의 폭주가 있다면 그것을 견제하는 것은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해야 하는 직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을 두고 민주노총 청부입법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경제 6단체가 공동성명을 내 반대할 정도”라며 “이러한 여론을 대통령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야당의) 일방적 입법이 문제의 원인이고, 거부권 행사는 그에 따른 결과로써 나타난 것”이라며 “노란봉투법은 기업들이 큰일 난다고 난리이고, 양곡법 같은 경우에는 1년 쌀 매입에 1조40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게 되는데 어떻게 재의요구를 않고 법안에 서명할 수 있겠나”라고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노란봉투법은 노조 파업 손실에 대한 사측의 무분별한 소송을 제한하고 원청사용자와 하청노동자 간 교섭 등에 관한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경제 6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반대입장을 밝혔다. 여권에서는 산업생태계에 미칠 파장과 불법파업 조장에 대한 우려와 함께 재산권 침해 등 위헌적 요소까지 있어 처리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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