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손혜원 전 국회의원이 다시 맞붙었다. 2019년 당시 손 의원의 목포 구도심 부동산 투기 의혹 이후 날 선 공방을 이어오고 있는 두 사람은 이번엔 박 전 원장의 총선 출마 발언이 모티브가 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박 전 원장과 손 전 의원이 내년 총선 목포에서 맞붙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박 전 원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장 재임시 채용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저를 현실 정치로, 다시 총선에 나가게끔 해주고 있다”면서 내년 4월 진행되는 제22대 총선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다만 박 전 원장은 최근 주소지를 옮긴 서울 영등포구에서는 출마하지 않겠다면서도 출마 지역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재 박 전 원장의 출마지역으로는 목포시 선거구와 해남·완도·진도 선거구, 서울 종로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 전 원장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마자 손 전 의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강하게 맞받아쳤다.
손 전 의원은 “압수수색과 정치가 무슨 관계인가”라며 “정치인 생활 16년 동안 검찰로부터 잘 대우받고 안전하게 살았나 보다. 그래서 법사위를 선호했나”라고 비꼬았다.
이어 “별 추접스런 핑계를 다 본다. 꼭 목포에 출마하기를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두 사람의 공방전은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던 손 의원의 ‘목포 문화재구역 투기 의혹’이 제기됐을 때, 당시 목포가 지역구이자 민주평화당 소속이던 박 전 원장으로부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버나. 국회의원직 사퇴하고 복덕방을 개업했어야 옳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로 인해 박 전 원장과 앙숙관계가 된 손 전 의원은 2020년 진행된 21대 총선에서 박 전 원장의 낙선운동을 펼쳤다.
박 전 원장은 국민의당에서 분화한 민생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결국 더불어민주당 돌풍을 등에 업은 후보에 패배했다.
2022년 12월에는 박 전 원장의 민주당 복당과 과련해 손 전 의원이 “지금은 복당을 원할 때가 아닌 용서를 빌고 또 빌 때”라며 복당에 나선 박 전 국정원장을 밀어냈다.
이처럼 두 사람의 날 선 공방이 이어져오면서 내년 4월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에서 두 사람이 목포에서 맞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원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복당이 이뤄진데다 ‘DJ의 영원한 비서실장’, ‘정치9단’ 등 지역에서 여전히 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5월 초 고향인 진도를 찾은 데 이어 완도와 해남을 찾았고, 이달 중순에는 내리 3선을 지냈고 여전히 자신의 조직력이 건재한 목포에서 강연회를 진행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손 전 의원의 총선 출마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손 전 의원은 본인이 소장해 온 나전칠기, 토지, 건물을 목포시에 기증하는 등 목포에서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손 전 의원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손 전 의원은 직접 출마할 뜻은 없다면서도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창당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한 유튜브방송에 출연해서는 “박 전 원장이 목포시 선거구에 출마할 경우 박 전 원장의 당선을 막기 위해 출마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29일 “박 전 원장이 총선 출마를 밝힌 만큼 전남 선거판이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며 “손 전 의원이 박 전 원장의 목포 출마 후 당선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선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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