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대신 ‘녹색’…민방위복, 18년 만에 바뀐다

행안부, 민방위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8월 시행
평화·안전 상징…시인성 높고 외국 선호, 타 제복과도 차별성
표지장엔 국제마크 채택…'예산 부담' 기존 민방위복과 병행

오는 8월부터 민방위(Civil Defence·CD)복이 녹색(그린)으로 바뀐다. 지난 2005년 현재의 노란색으로 교체한 지 18년 만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4일 국무총리 소속 중앙민방위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민방위복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개편 방안은 ‘민방위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영돼 이번 주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8월 시행된다.

민방위복은 1975년 초기 남성은 카키, 여성은 녹색으로 구분해 입었다.

2005년 민방위대 창설 30주년을 맞아 ‘주의’와 ‘조심’의 의미가 담긴 노란색 점퍼형의 통일된 복장으로 교체해 지금껏 착용해왔다. 그러나 방수·난연 등 현장 활동에 필요한 기능성이 취약한데다 용도와 계절에 따라 구분해 착용하는 외국과 달리 노란색 복장만 획일적으로 입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줄곧 제기돼 왔다.

이에 행안부는 국민과 지자체 공무원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민방위복을 용도별로 크게 ‘비상근무용’과 ‘현장활동용’으로 구분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비상근무 시 착용할 비상근무복의 시제품 5종을 제작해 지난해 8월 22~25일 을지연습 때부터 시범 착용해왔다.

시제품 색상은 이번에 확정된 녹색과 함께 네이비(남색), 다크 그린(어두운 녹색), 그레이(회색), 베이지(엷은 황갈색)였다.

시제품 공개 당시 녹색을 제외하면 모두 어두운 계열이어서 눈에 잘 띄는 ‘시인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상당했다.

반면 녹색은 ‘평화’와 ‘안전’을 상징해 외국에서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독일,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이 녹색 계열 민방위복을 채택하고 있다.

소방·경찰 등 다른 제복의 색상과도 구별돼 재난 현장 등에서 높은 가시성과 차별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행안부 측 판단이다.

착용하기 쉽고 활동이 편리하게 디자인도 바뀌되 기능성·편의성은 높였다.

착용자 기준으로 오른팔에는 태극기가, 왼팔에는 소속 기관명을 달았다. 왼쪽 가슴 상단에는 국제민방위 마크에 민방위 영어 약자인 C와 D를 표현한 표지장을 부착해 민방위 식별이 잘 되도록 했다.

당초 시제품 등 부분에 커다랗게 쓰인 ‘대한민국’ 네 글자는 삭제했다.

기존 노란색 민방위복에는 태극기와 기관명이 없었고 경계·공습·해제를 상징하는 3개의 세모 모양 민방위 로고가 달려 있었다.

또 기장은 기존보다 늘린 사파리 스타일로, 소매 여밈은 단추형에서 스냅(똑딱이)과 립(시보리)로 각각 변경했다. 신축성 소재를 적용해 발수성과 내구성도 높였다.

전병훈 행안부 민방위과 서기관은 “추후 관련 법 개정이 완료되면 기관별로 예산을 확보해 새 민방위복을 구매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행안부는 민방위복 일시 전환에 따른 예산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노란색 민방위복을 병용해 점진적으로 교체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장활동용의 경우 추후 연구개발(R&D)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시제품을 제작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확정하기로 했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민방위 복제 개편을 통해 민방위 대원들의 현장 활동성을 높여 주민 보호 임무를 보다 원활히 수행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