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상임위원장 선출 위한 의총서
교육 박홍근-복지 한정애 등 내정에
초재선 “자기들끼리 다 해먹냐” 반발
지도부 “새 원칙 만들어 내달 선출”
“당 지도부나 장관 출신이 또 상임위원장을 하는 게 과연 쇄신으로 비치겠느냐.”(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당 쇄신이 절박한데 그에 맞는 인물이 필요하다.”(허영 의원)
30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민주당 몫의 6개 상임위원장 선출 문제를 두고 의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당초 교육위원장에 직전 원내대표인 3선 박홍근 의원을, 보건복지위원장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낸 3선 한정애 의원 등을 내정해둔 상황이었다. ‘관행’대로 3선 이상을 배치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코인 의혹’으로 당이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약속해놓고 선수(選數)만을 기준으로 상임위원장을 정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이어진 것. 예상 밖의 거센 반발에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새 원칙을 만드는 데 의견을 모으겠다”며 다음 달로 선출 일정을 미뤘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내홍으로 혁신기구도 못 만들면서 밥그릇 싸움만 벌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 “험지에서 고생하는 사람에게 기회 줘야”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교육위와 행정안전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보건복지위, 환경노동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예산결산특별위 등 7개 상임위원장을 새로 인선할 예정이었다. 여야가 지난해 7월 과방위원장과 행안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맡기로 합의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이 내부 의견 조율에 실패한 탓에 본회의에선 현 행안위원장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을 신임 과방위원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재석 282명 중 찬성 173표, 득표율 61.3%)만 처리됐다.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민주당 의총에선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이어졌다고 한다. 재선의 기동민 의원이 먼저 “당 지도부나 장관을 지낸 분들이 상임위원장을 또 하면 결국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모습으로 보여지지 않겠느냐”며 “훌륭한 재선이나 험지에서 고생하는 의원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초선인 허영 의원 역시 “지금 당 쇄신이 절박한데 그에 맞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가세했다. 의총 현장에 있던 박홍근, 한정애 의원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진 의원은 “원래 당 지도부나 장관 출신들은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는 것이 관례였는데 최근 들어 원내대표 출신인 우원식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맡고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던 전해철 의원이 환노위원장을 맡는 등 ‘상도의’에 어긋나는 인사가 많아졌다”며 “‘자기들끼리 다 해먹냐’란 불만이 그동안 많이 쌓였던 것”이라고 했다.
● 정청래 “꺾이지 않고 행안위원장”
특히 ‘최고위원 겸직’ 논란 속 신임 행안위원장으로 내정된 정청래 의원에 대한 당내 비판도 커지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결국 정 최고위원 때문에 터진 갈등”이라며 “최고위원을 하면서 과방위원장을 한 것을 두고도 말이 많았는데 행안위원장까지 한 번 더 하려고 하니 비판의 목소리들이 나온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자신의 행안위원장 선출이 무산된 뒤 유튜브에 출연해 “민주당 자체 내부의 의견이 분분해 이런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참으로 이해할 수 없고 개탄스럽다”며 “꺾이지 않고 행안위원장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돈봉투 의혹으로 탈당한 윤관석 의원은 이날 뒤늦게 민주당의 요청을 수용해 산자위원장직을 내려놨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방탄 목적으로 악용한다”는 비판이 커진 데 따른 것. 환노위원장에 내정됐던 민주당 김경협 의원도 당의 요청에 따라 자리를 포기했다. 김 의원은 현재 불법 토지 거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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