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31일 오전 6시 41분경 ‘위급 재난 문자’를 발령한 것에 대해 여야는 온도차를 보였다.
여당은 “재난과 관련해서는 지나친 게 모자란 것보다 낫다”며 옹호한 반면, 야당은 “아마추어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위는 자세히 봐야겠다”면서도 “국민들에게 안보는 아무리 쳐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라며 “안보는 우리나라를 지키고 국민이 죽고 사는 문제에 직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재난과 관련해서는 지나친 게 모자란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며 비난하는 야권을 향해 “(정치적)탄압 시리즈에 이어 재난 시리즈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그 과정에 대해 파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 안전에 관한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데 오발령을 하다니 참 어이가 없다”며 “굉장히 신중하지 못했다고 본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너무 경솔했다”고 말했다.
야당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벽에 경계경보를 오발령하는 황당한 일, 무책임한, 무능한 일이 벌어졌다”며 “정부기관끼리 허둥지둥하면서 손발이 맞지 않으면 국민 불안,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정부가 거꾸로 불안을 조장하고 있으니 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라며 “출범 1년이 지나도록 조금도 실력이 늘지 않는 아마추어 정권이 국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서울시가 발송한 재난문자 사진을 올리며 “아마추어 행정은 재난이다.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나 도긴개긴”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6시 32분경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시는 오전 6시41분경 “국민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위급재난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오전 7시3분경 행정안전부는 다시 위급재난문자를 통해 “6시41분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이라고 알렸다.
이후 서울시는 7시25분경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해 위급 안내문자가 발송됐다. 서울시 전지역 경계경보가 해제됐음을 알려드린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바란다”고 문자를 보냈다.
서울시는 “상황이 정확히 파악되기 전에는 우선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상황 확인 후 해제하는 것이 비상상황 시 당연한 절차”라며 “서울시는 7시 25분 상황 확인 후 경계경보 해제 문자를 발송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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