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소위원회에 회부된 박덕흠·성일종·윤미향 의원 등 3건의 징계안들을 우선 처리할 계획이다. 논쟁사안인 김남국 의원에 앞서 소위에 먼저 회부된 박덕흠·성일종(국민의힘)·윤미향(무소속) 의원에 대한 윤리심사자문위원안을 우선 논의하겠다는 것. 변재일 위원장은 “김 의원 건부터 처리하고 윤리특위가 멈춰서면 안 된다”며 윤리특위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거래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건으로 윤리특위가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윤리특위는 지난해 11월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구성 결의안이 채택됐지만 6개월 간 멈춰 있었다. 그러나 김 의원 건을 통해 과거 윤리특위 계류 사안들도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건이 박덕흠·성일종·윤미향 건이다. 21대 국회 들어 39건의 징계안이 접수됐지만 전반기에 박덕흠·성일종·윤미향·이상직(의원직 상실) 등 4건만 소위에 회부됐다. 지난해 2월14일 소위에 자문위원안이 회부됐지만 추가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윤리특위는 윤리심사자문위→소위→전체회의를 거치는 식으로 가동되는데, 소위 개최에서 멈췄다.
박 의원은 가족 회사가 피감 기관에서 계약을 수주하도록 개입했다는 의혹, 성 의원은 주식 매각 및 백지신탁과 관련해 공직자윤리법 위반 사유로 회부됐다. 윤 의원은 정대협 기부금과 단체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으로 윤리특위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변재일 위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앞의 네 건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순리”라며 “김 의원 건은 전날 윤리심사자문위에 보냈기 때문에 (최장) 한 달 뒤에 소위로 넘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무조건 덮어놓는 행위는 하지 말자는 차원”이라며 “김남국 의원건부터 처리한 뒤에 또 1년간 회의가 멈춰서면 안 된다. 윤리위원회가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위원장의 말처럼 먼저 회부된 3건의 징계안을 심사하기 위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소위원회 개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소위 개최 여부는 여야 간사간 합의 사항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윤리특위 간사는 통화에서 향후 소위 개최 일정을 논의 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여야가 김남국 의원 건에 대해서는 신속한 징계를 하기로 합의를 한 만큼, 향후 김 의원 건을 신속하게 논의할지도 관심사다. 우선 여야는 전날 윤리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신속한 징계 처리’를 약속하며 자문위 활동 기한을 최대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데 합의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징계 안건을 상정해 자문위에 회부했다.
다만 우려 되는 건 자문위 의견이 소위에 제출된 이후부터다. 자문위 의견을 받은 윤리특위는 이를 고려해 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거치며 김 의원에 대한 징계를 의결하는데, 이 과정에서 징계안을 놓고 각 당의 견해차로 인해 논의가 지연될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정의당은 징계 수위가 가장 높은 ‘제명’을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신중한 입장이라 논의가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있다. 징계는 총 4단계로 경고·사과·30일 이내 출석정지·제명 등이 있다. 헌법 제64조 제4항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에서 제명이 결정될 시 법원에 제소가 불가능해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나는 것을 뜻한다.
일각에선 윤리특위가 김 의원의 징계에 대해 이번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가 의견을 내더라도 윤리특위 소속 위원들이 징계에 소극적이면 결정을 내릴 수 없어서다.
실제로 자문위는 19대 국회에서 31건, 20대 국회에선 6건의 의견을 냈지만 의결까지 이어진 사례는 하나도 없었다. 21대 국회에서도 그동안 접수된 43건의 국회의원 징계안 중 의결된 사례는 없다. 윤리특위가 가장 최근에 의결한 건 12년 전인 지난 2011년 강용석 의원에 대한 징계가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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