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31일 실패로 끝나면서 대통령실과 군 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제 다시 정찰위성 발사를 지시할지 주시하고 있다. 일단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이날 “가급적 빠른 기간 내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6월 안에 재정비해 정찰위성을 쏘아 올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번 실패의 원인이 된 결함이 심각한 수준이거나 기상 상황 등이 여의치 않을 경우 추가 발사까지 수개월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6월 11일 이전 또 발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우리도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앞서 정찰위성 발사를 31일 0시부터 6월 11일 0시 사이에 하겠다고 국제사회에 통보했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엔진 이상 점검 보완에 수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결함이 경미할 경우 조기 발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전했다. 정부 당국자도 통화에서 “북한이 정찰위성을 중대 과업으로 제시한 데다 이번 실패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6월 안엔 다시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추가 발사까지 수개월 걸릴 거란 전망도 제기된다. 앞서 북한은 2012년 4월 ‘광명성 3호’ 위성을 쐈지만 궤도 진입에 실패했고, 이후 8개월여 뒤인 그해 12월 ‘광명성 3호-2호기‘를 다시 발사해 위성을 궤도에 올린 바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 발사는 과거보다 (발사 절차가) 좀 더 빨리 진행됐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평북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개보수·증축 등을 통해 위성체 조립·발사체 탑재·발사대 기립 등 발사 과정을 최대한 숨기며 발사 절차까지 단축했다는 것. 국정원은 “(한국의) 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받아 통상 20일 소요되는 준비 과정을 수일로 단축하며 새로운 동창리 발사장 공사가 마무리 안 된 상태에서 조급하게 감행한 것도 (이번 실패의) 한 원인”라고 보고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북한은 발사 2시간 반 만에 발사 실패 사실과 원인을 밝힌 입장을 발표했다. 국정원은 “발사행위 정당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