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2일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던 비정규군 공로자들을 만나 이들의 ‘애국헌신’에 대한 감사인사를 전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신 차관과 임천영 비정규군 공로자 보상심의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비정규군 공로자와 그 유족, 관련 단체장 등 17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비정규군’이란 6·25전쟁 때 국군 등 정규군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적 지역에 침투해 유격·첩보수집 등 임무를 수행한 조직·부대에 소속됐던 사람을 뜻한다.
전쟁 당시 미군 극동군사령부가 조직한 북파공작 첩보부대 ‘켈로(KLO)부대’와 유격부대 ‘제8240부대’, 미 중앙정보국(CIA) 첩보부대 ‘영도유격대’, 미 극동공군사령부 첩보부대 ‘제6004부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방부는 올해 6·25전쟁 정전 70주년(7월27일)을 앞두고 “비정규군의 활약과 희생을 재조명하고 조국을 위해 헌신한 분들을 위해 정부가 발전시켜 가야 할 사항들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신 차관은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나라가 어려울 때 군번도 계급도 없이 적 지역에 침투해 군인도 할 수 없었던 위험천만한 임무를 수행한 데 대해 국방부를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애국헌신한 분들이 국가의 영웅’임을 알리고 그 숭고한 정신을 공유할 수 있도록 교육·홍보 강화 및 사료 보존 등 비정규군 예우정책을 적극적으로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임 위원장도 “비정규군 공로자를 한 분이라도 더 찾고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공로자 대부분이 85세 이상 고령임을 감안해 신속한 보상으로 명예를 회복하고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2021년 4월 ‘6·25전쟁 전후 적 지역에서 활동한 비정규군 공로자 보상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비정규군 공로자를 대상으로 신청 및 심의를 거쳐 공로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법 시행 후 1년6개월 간 16차례에 걸친 심의를 통해 비정규군 공로자로 인정된 사람은 모두 2181명이며, 공로금 신청 기한은 현행 법상 올 10월16일까지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가보훈처와 지방자치단체, 전우회 등과 협력해 숨은 공로자·유족을 찾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비정규군 활동·성과에 대한 군내외 교육, 비정규군 공로증서 발급, 뚜렷한 전투공적이 있을 경우 무공수훈 건의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충암 한국유격군총연합회장은 “20대 젊은 나이에 오직 조국을 수호하고 고향을 수복하겠단 신념으로 유격부대에 입대했다”며 “앞으로도 비정규군의 헌신을 후세들이 잊지 않고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또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발판이 된 ‘팔미도 탈환작전’을 수행한 켈로부대 출신 고(故) 이철·최상렬씨 부부의 장남인 이성훈씨도 “국가가 부모님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해줘 고맙다”며 “현재 군 복무하는 모든 분들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게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쟁 때 미군 8240부대 예하 ‘동키부대’에서 활동했던 김인식씨는 “군번도 없는 유격대 신분이었지만 그 어떤 두려움도 없이 적 지역으로 침투해 오직 국가를 수호하고 고향을 수복하고자 했던 젊은 시절 동료들과 유격전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올해 101세를 맞은 동키부대 출신 이찬순씨도 “100살이 넘게 살고 있지만 아직 전우들과 구월산에서 유격작전을 하던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며 “전투 중 죽은 전우와 낙오돼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이 그립다. 오늘 같은 행사에 초청해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들 비정규군 공로자와 유족 등은 오찬 간담회 뒤 전쟁기념관에서 국방부 의장대의 의장 행사와 6·25전쟁 기념관실도 관람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