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한국노총이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한 것에 관해 노조 불법행위에는 엄정 대응한다는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8일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엄정한 법집행이 이뤄진 것을 빌미로 한국노총이 불참을 선언한 것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노총은 전날 시위 강경진압과 노조 탄압 정책 등을 이유로 경사노위 전면 불참을 선언했다. 이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대화 전면 중단을 재차 선언하며 윤석열 정부가 노조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경사노위를 탈퇴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제철소 앞 도로에서 진행된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시위를 경찰이 강경진압했다는 한국노총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은 망루를 설치해 차량 통행을 방해하고 불법 시위를 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김만재 위원장은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농성장 에어매트 설치작업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고 체포했다.
고위 관계자는 “이틀 동안 설득했는데 안 됐다”며 “6개 차선 중에 4개 차선을 막고 망루를 세웠고 정글도와 쇠파이프를 휘두르는데 어떻게 진압을 안 할 수 있나”고 밝혔다. 한국노총이 2016년 1월 박근혜 정부 이후 7년5개월 만에 경사노위 불참 카드를 꺼냈지만 대통령실은 불법에는 타협이 없다고 맞서고 있어 노정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양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개혁 출발점이 노사법치주의 확립이라며 지난해 말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총파업) 사태 때도 강경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노조가 불법행위를 내세워 정부에 양보를 요구하는 행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와 노사법치주의 실현이 중점 과제로 놓인 상황에서 노조의 불법적 행위를 용인할 경우 노동개혁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서는 노조가 강경하게 나올 경우 정부가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 정부는 다르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다만 경사노위 불참과 별개로 다른 사안에서 노동계와 진행 중인 논의는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이 이날 오후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는 예정대로 참석하겠다고 밝힌 만큼 경사노위 파행과는 별개로 다른 사안은 노동계와 대화를 계속 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장은 불참을 선언해서 경사노위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최저임금위에서는 사안을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사노위 불참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로서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사노위에서는 파견법 등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 산적해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는 중요하고 정부도 대화에 의지가 있지만 불법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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