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8일 “올해 1~5월 사이 서울에서 탈북 무역대표부 직원 2명을 만났다”며 “현지에서 실종 처리됐고 한국에 와 이름을 바꾸고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직원 가족이 최근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당국이 공개하지 않은 추가적인 해외 주재 북한 공직자의 탈북이 있었다는 의미다.
태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올해 들어서만 최근에 (한국에) 온 두 친구를 만났다”며 “북한에 있었을 때 대단히 잘 나가던 친구들이고, 무역 계통에 해외에 나가서 북한 대사관 참사부 등에서 일하던 친구들”이라며 “해외에서 돈을 버는 무역일꾼들”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탈북 및 입국은 2018년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와 2019년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탈북 사실만 공개했지만 태 의원은 두 명 이상의 해외 무역대표부 출신 탈북자가 더 있다고 주장한 것.
이 두 사람에 대해 태 의원은 “대략 1~2년 전부터 해서 (한국에) 왔다”며 “지금 공개된 것은 조 전 대사대리와 류 전 대사대리밖에 없는데, 이 외에도 공개 안된 친구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 의원은 2016년 영국에서 한국으로 망명했다.
북한의 해외 무역대표부 출신으로 비공개로 입국한 두 사람은 개명을 하고 서울에서 정착했다는 것이 태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이름을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날 만나자고 해서 만나보니까 다 아는 친구들이었다”며 “내가 ‘함께 활동하자’고 해도 현지에서 실종처럼 하고 여기 왔는데 한국에 왔다는 게 알려지면 북한에 있는 자기 가족들이 크게 불이익을 받으니까 (꺼려한다)”고 했다. 이어 “본인들이 동의도 하지 않아 정부도 신상 공개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공직자의 탈북이 늘어나는 이유로 태 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 간 이별을 꼽았다. 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코로나19로 북한에 들어갔다가 다시 해외 근무지로 나가지 못한 인원들이 상당해 북한판 ‘이별 가족’이 생겼다는 말까지 나돌았다”며 “심지어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는 유럽이나 동남아에서 임기가 끝나 평양으로 돌아가던 중 국경이 막혀 베이징에 남게 된 대사들과 외교관들이 저축했던 돈을 다 날리고 빈털터리가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직원 가족의 실종과 관련해 태 의원은 이들이 탈북한 것으로 규정하고 안전한 한국행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태 의원은 “탈북 망명을 타진하는 북한 외교관이나 해외 근무자의 추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앞으로 늘어날 수 있는 북한 주민들의 안전한 탈북과 한국행을 위해 주재국과의 외교 교섭은 물론 해외 정보망 가동 등을 통해 각별하게 챙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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