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을 작심 비판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향해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싱 대사에 대한 윤 원내대표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싱 대사는 전날 서울 성북동 중국대사관저에서 이 대표와 만찬 회동을 했다. 싱 대사는 인사말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저지해야 한다”고 했고, “현재 중·한 관계는 많은 어려움에 부딪쳤는데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는 것 같은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고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은 아마 반드시 후회(한다)”고도 했다. 싱 대사가 이 대표와 만찬을 잡은 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뒤늦게 만찬을 제안한 것도 논란이 됐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에서 “이 대표가 싱 대사와 면담을 갖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했다”며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 우려는 너무 당연하지만 지금 민주당과 좌파 진영은 이런 국민 우려를 악용해 온갖 괴담과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이는 반일 감정을 조장하고 정부를 뒤흔들려는 목적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괴담과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중국 대사까지 끌어들여 쇼를 벌이는 건 전당대회 돈 봉투 게이트와 코인 게이트에서 국민 시선을 돌리려는 정략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중국의 55기 원전은 대부분 서해와 맞닿아있는 중국 동쪽 연안에 몰려있고 여기서 배출되는 삼중수소량은 후쿠시마 배출량의 50배 이른다”면서 “민주당은 일본보다 중국에 먼저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무책임한 선동 정치와 공포 마케팅에 수산업계가 이미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천일염의 경우 두 달 새 가격이 40% 폭등하고 일부 사재기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괴담과 가짜뉴스 피해가 결국 온 국민에게 확산될 것”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를 광우병 괴담과 사드의 전자파 괴담에 비유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중대 문제를 민주당이 계속 당리당략에 이용하려 한다면 우리 국민이 용서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부는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굳건히 지킬 것이고 수산물 방사능 검역을 더욱 철저히 할 것”이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결과보고서에서 방류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면 당연히 방류에 반대하고, 우리 연구진의 조사 결과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되면 일본 측에 추가 안전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에도 방류수 오염 농도가 일본이 공언한 것과 다르다는 게 확인될 경우 방류의 즉각 중지를 요구할 것”이라며 “정부의 방침이 확고한 만큼 지금 우리 국회가 해야 할 일은 괴담과 가짜뉴스를 제거하고 과학적 진실만을 가려내어 보다 정확한 대책을 세우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의 천안함 관련 발언에 대해 “정말로 해선 안 될 발언들이 쏟아져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의 의원들 중지를 모아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임병헌 원내부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천안함 망언 사태와 관련해 특별법 제정이 절실하다”며 허위사실 유포시 처벌 규정이 담긴 천안함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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