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대사관 건물을 재개관한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두 신축 건물 이름을 각각 ‘몽클라르관’과 ‘장루이관’으로 붙였다. 6·25전쟁 당시 유엔군 프랑스 대대를 지휘한 랄프 몽클라르 장군과 군의관 쥘 장루이 소령을 기린 것이다.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두 나라 전우애를 상징하는 인물들인 만큼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육해군 총 3421명을 파병해 262명이 전사하고 1008명이 부상했다.
르포르 대사는 “참전 경험이 풍부한 지원병들이었기 때문에 최전선에 자주 섰다”며 지평리 전투와 ‘단장의 능선’ 전투 같은 핵심 전투에서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에 프랑스군이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대사관에 따르면 프랑스 대대는 미국 대통령 표창 3개, 한국 대통령 표창 2개, 군 표창 4개를 받아 참전 외국 부대 중 가장 많은 표창을 받았다.
그는 “당시 프랑스군에 한국은 매우 낯선 나라였다”며 “인도차이나 국가들처럼 따뜻한 날씨를 예상했다가 당황했지만 빠르게 적응해 영하 30도 혹한에도 참호를 파서 버티는 경륜을 보였다”고 전했다.
현재 생존한 프랑스 참전용사는 100여 명. 르포르 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국 정부가 프랑스를 비롯해 세계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마스크를 긴급 전달하는 등 관심을 보여 감사하다”면서 지난해 프랑스 정부도 같은 대대 소속으로 참전한 박동하 박문준 옹에게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를 수여했다고 말했다.
르포르 대사는 “프랑스는 1950년 북한을 규탄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정신으로 참전했다”며 “오늘도 이 정신을 이어 (대만해협)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는 등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한국과 프랑스 관계에 대해 그는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대단히 큰 애정을 갖고 있는 만큼 국제적 현안에서 같은 비전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화학 분야 협력을 강화하며 더 많은 한국 기업이 프랑스에 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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