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30일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통보한 정찰위성 발사 예고기한(11일 0시)이 지났지만, 한미 당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의 발사 실패 이후 북한이 IMO에 추가 통보 없이 가급적 빠른 기간 안에 재발사할 것이라고 누차 공언했기 때문이다.
8일과 10일엔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미 공군의 리벳조인트(RC-135W) 정찰기가 수도권과 강원도 상공을 오간 데 이어 9일엔 미국이 단 2대를 보유한 컴뱃센트(RC-135U) 정찰기가 서해상에 전개됐다. 북한의 위성 발사 동향을 집중 감시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이 언제든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며 “북한의 예고 기한이 끝났지만 원래대로 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한미일 3국의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밀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발사에 실패한 발사체(천리마-1형)의 이른 기간 내 재발사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신형 엔진으로 추정되는 2단 추진체의 기술적 문제를 곧 해결해 6월 내 재발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김정은이 4월 국가우주개발국 방문 때 희미하게 모습이 드러난 또 다른 발사체를 6월 중에라도 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북한이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으로 공개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주위에 흐릿하게 2기의 발사체 사진이 포착됐는데, 그중 1개가 지난달 실패한 ‘천리마-1형’이고, 나머지 1개는 천리마-1형보다 더 큰 발사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 센터장은 “북한이 2개의 발사체를 동시에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 다른 발사체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1단 추진체를 사용해 추력과 탑재 중량이 더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기존 발사대에서 포착된 설비 이동 등의 움직임도 또 다른 발사체를 활용한 재발사 준비 징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10일(현지 시간) 위성 사진을 근거로 동창리 발사장에서 새 액체연료 엔진 시험을 준비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동창리 발사장의 수직 엔진 시험대(VETS)에서 개폐식 보호 시설이 시험대와 계류장을 연결하는 경사로로 옮겨지는 등 새로운 활동이 목격됐다고 38노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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