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받는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지난 12일 부결된 것에 대해 다수의 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이 민주당 의원을 자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 장관은 같은 날 국회 본회의에서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여기 계시고 표결에도 참여하시게 된다. 최근 체포동의안들의 표결 결과를 보면 그 약 20명의 표는 표결의 결과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돈봉투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돈봉투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공정해 보이지도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같은 날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70명 가까운 의원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한 셈”며 “(한 장관이) 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의 선을 넘어선 것으로, 다분히 감정적인 발언이었다”며 “어떤 근거로 그런 말을 하나, 그러면 20명은 어떤 사람이 들어가냐”고 주장했다. 이어 “170명 가까운 (민주당) 의원들을 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한 셈”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한 장관의 가벼운 말들이 지적을 많이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그런 감정적 발언들은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도 1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분(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마치 국회를 사냥터로, 의원을 사냥감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우리도 언제 사냥감이 될지 모른다’라고 말씀하셨다”며 “한 장관이 영장 사유 설명을 할 때 문제의 ‘20명’ 발언을 했고, 이것이 불을 지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아마 순간적으로 ‘(한 장관을) 응징하자’ 그런 생각들이 많이 작동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그분들이 투표하는 게 공정하냐’ 이런 식의 발언들이 현장에서 의원들의 생각을 많이 자극한 것다”며 “도발적으로, ‘부결시켜 달라’고 하는 요청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할 정도로 감정을 자극하는 용어들을 많이 썼다”고 주장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체포 동의안 표결은 마친 후 한 장관의 발언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이 의견을 줬는데, 한 장관의 정치적인 발언으로 모욕감을 느꼈다는 의원들이 많았다”며 “(민주당 의원들을) 돈 받은 범죄집단으로 보고 투표할 자격도 없다는 발언에 격양된 분들도 계셨는데, 이 발언이 많은 의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이에 한 장관은 당일 기자와 만나 “민주당 말씀은, 원래는 (찬반 투표를) 제대로 하려고 했는데, 제 말을 듣고 욱하고 기분이 나빠서 범죄를 옹호했다는 말”이라며 “공당이 하기에는 참 구차한 변명이라고 국민들이 생각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것 말고, 진짜 이유를 말씀해 보라”며 “오히려 국민들은 민주당의 거듭된 방탄에 모욕감을 느끼실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장관의 저런 발언은 국무위원으로서 불필요한 발언”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저것 때문에 (민주당 의원이) 부결을 찍었더라면 민주당은 더 참담한 당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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