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13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3개월여가 흘렀는데 과거 정부 5년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일 만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탈북민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강화된 대북 제재와 심화된 경제난 속에 북한 외교관이나 해외 근무자의 연쇄 탈북과 망명 시도가 이어지고, 이에 따른 북한 엘리트층의 동요가 일어나는 등 새로운 추세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어떤 직위와 신분의 북한인이 어떤 나라와 경로를 거쳐 한국에 (올 계획이거나) 왔다는 것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 안보를 위해 남북한 관계를 우리 계획대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망명 또는 탈북과 관련한 이 같은) 추세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외교관 망명 사례는)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여러 건이 있다”면서 “상황이 기존과 달라진 만큼 정부 차원에서 보다 면밀하게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의 스트레스가 심화하고 있고, 이에 따른 김정은의 건강 상태도 좋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현 정부 출범 후 유럽 등 세계 각국에 근무 중인 북한 외교관이나 대사관에 근무하는 무역대표부의 ‘외화벌이’ 일꾼 및 그 가족들의 탈북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방역 봉쇄 장기화, 강화된 대북제재, 만성적 식량부족 등으로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래 최악의 경제난에 봉착했고 이로 인한 북한 엘리트층의 내부 동요가 ‘연쇄 이탈’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달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식당 고려관 대리 지배인인 A 씨와 아들의 탈북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유럽 주재 북한 외교관 가족이 한국 정보당국에 망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북한의 국경 재개방이 본격화되면 연쇄 탈북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보고 있다. 북한이 항공 노선 재개, 북-중 접경지역 관광 등으로 국경 재개방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장기간 해외에 거주하던 근무자들이 본국으로 소환되는 국면에서 탈북을 결심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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