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내달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참석할 경우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기대한다고 15일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외교타운에서 열린 ‘2024~25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기념 공개학술회의’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최 외무상의 이번 ARF 회의 참석 전망에 관한 물음에 즉답 대신 “지금 우린 북한과는 아무 조건 없이 대화하겠단 입장이다. 그럴 기회가 생긴다면 허심탄회한 대화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다자 안보 협의체다. 이와 관련 내달 13~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선 한·아세안 및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그리고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잇달아 열릴 예정이어서 북한 당국자의 이번 ARF 회의 참석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6~18년 ARF 외교장관회의 땐 리용호 당시 외무상을 보냈지만, 작년 캄보디아에서 열린 ARF 회의 땐 외무상 대신 안광일 주인도네시아대사 겸 주아세안대표부대사가 참석했다. 북한 당국은 2020년 1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우려 등을 이유로 외교관들의 해외 출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했던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은 작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 조치를 일부 해제하면서 중국·러시아와의 철도 교역을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게다가 대북 관측통들 사이에선 “조만간 전면적인 북중 간 국경 개방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박 장관은 이번 ARF 외교장관회의 계기 한중회담 가능성에 대한 물음엔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과는 지난번(1월)에 전화통화를 한 번 했고 아직 대면하진 못했다”며 “그래서 (ARF 회의 참석을 계기로) 자연스러운 (만남)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가 최근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과 관련해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건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란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선 “(우리) 정부는 (싱 대사) 본인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 향후 모든 책임이 싱 대사에게 있단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윤석열 정부는 상호존중, 호혜에 따라 (한중) 양국 우호관계가 지속 발전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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