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공급 부족해 주민들 굶어 죽어…코로나보다 더 걱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5일 18시 19분


BBC, 北 주민 3명 비밀 인터뷰

6일 오전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임진강변 마을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저어새 무리가 비행하고 있다. 2023.6.6/뉴스1
6일 오전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임진강변 마을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저어새 무리가 비행하고 있다. 2023.6.6/뉴스1
북한이 심한 식량난으로 사람들이 굵어 죽고 있다고 북한 주민들이 밝혔다. 영국 BBC방송이 중국 접경지 등에서 거주하는 북한 주민 3명과 은밀하게 이뤄진 인터뷰에서다.

14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건설노동자라는 북한 남성 A 씨는 “식량 공급 부족으로 이미 마을에서 5명이 굶어 죽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굶어 죽는 것이 더 걱정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식량 부족 탓에 중국으로 몰래 넘어가려다 붙잡힌 주민 몇 명은 비공개 처형을 당했다며 “(북한에) 갇혀 죽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A 씨는 이틀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해 자다가 죽을 뻔한 적도 있다면서 먹을 것이 없어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죽으러 산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평양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평양에 산다는 여성 B 씨는 이웃집에 물을 주기 위해 찾았다가 일가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상인이라는 여성 C 씨는 “장마당 물건 4분의 3이 원래 중국산인데 (북중 국경 폐쇄로) 현재는 전부 빈 상태”라고 증언했다. 밀수품으로 생계를 꾸리던 사람들 수입이 전부 끊겼다는 것. BBC는 북한이 2020년 1월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폐쇄하면서 중국 곡물 수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몰래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은 사살하라고 지시하는 등 국경 감시를 강화해 암시장에서 팔 식품 밀수입도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전했다.

북한 경제 전문가 피터 워드는 “전면적인 사회 붕괴나 대량 기근 수준은 아니지만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송한나 국제 담당 국장은 “지난 10~15년간 볼 수 없던 기근이 발생하고 있다”며 “북한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떠올리게 할 정도”라고 했다. 수십만에서 수백만이 숨진 1990년대 초중반 ‘고난의 행군’을 연상시킨다는 얘기다.

BBC는 북한이 지난해 탄도미사일 63발 시험 발사에 들인 비용은 5억 달러(약 6375억 원)가 넘는다며 이 돈이면 연간 곡물 부족량을 메꾸고도 남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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