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초청으로 방중(訪中)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중국 시짱(西藏·티베트) 라싸에서 열린 중국 티베트 여행·문화 국제박람회(티베트 엑스포)에 참석해 “한국과 시짱 자치구간 각 분야에서의 우호·교류 협력이 더욱 촉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가 제기되는 티베트에서 한국 국회의원들이 체제 선전 도구로 활용됐다는 비판에 대해 이들은 “지금 국내에서 어떤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지 모른다”라며 일축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발언 논란으로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5년 만의 방중을 언급하며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17일(현지 시간) 엑스포에서 한국 국회의원 대표단장 명의로 단상에 올라 “한·중 문화교류를 위해 방문한 국회의원”이라며 3분 40초 간 축사를 했다. 앞서 도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박정, 김철민, 유동수, 민병덕, 김병주, 신현영 의원은 “싱 대사 한마디에 모든 외교적 교류가 끊겨서는 안 된다”며 중국 방문을 강행했다.
도 의원은 현지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지금 국내에서 (이번 방문과 관련해) 어떠한 부정적 여론이 있는지 모른다”라며 “(언론이) 부정적 여론을 만들려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이어“관광문화 박람회인데 여기 온 것에 대해 무슨 안 좋은 여론이 있느냐”라고 했다. 이들은 서방 국가들이 엑스포에 불참한 것에 대해 “‘유럽이 안 보인다’, ‘어느 나라가 안 보인다’는 건 우리가 평가할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한국과 중국이 교류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당 차원에서도 역공에 나섰다. 홍성국 원내대변인은 1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라며 “미국의 갑작스러운 태세 전환에 미국만 바라보고 노골적으로 중국을 때렸던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이 또 어떤 궤변을 내놓을지 궁금하다”라고 했다.이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돼 급하게 ‘탈중국 풀악셀’을 밟은 것은 너무도 어리석은 짓”이라며 “정부·여당은 야당 때리기로 ‘혐중’ 분위기를 조성해 지지율을 챙기려는 어설픈 계산은 멈추고 미국과 일본 흉내라도 내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전날 인천 부평역에서 열린 장외집회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극도로 나빠지는데 중국 경제가 회복되면 대한민국 경제가 좋아지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희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기어코 티베트 박람회에 참석해 ‘패권주의 들러리’를 자처하며 중국의 눈도장을 받는 데 성공했다”며 “민주당은 이 굴욕적 사대주의를 국민께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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