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중국 정부 초청으로 티베트를 방문했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티베트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해 “70년 전 일”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유감을 표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2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티베트의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는 보편적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모른다거나 옛날 일로 치부하는 발언에 놀라움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도종환·박정·김철민·유동수·김병주·민병덕·신현영 의원 7명은 지난 15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으로 출국해 베이징과 티베트 등을 다녀왔다. 이들은 지난 17일 티베트 라싸에서 열린 제5회 티베트 관광문화 국제 박람회에도 참석했다.
도종환 의원은 지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티베트 인권 탄압 논란에 대해 “그건 1951년, 1959년에 있었던 일”이라며 “지금은 관광과 문화를 통해서 엑스포를 하는 곳에 초청받아 간 것이다. 그건 약간 별개의 문제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병덕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70년 전에 있었던 그 내용을 우리가 부각하면서 얘기하는 것이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은 “마치 지금은 티베트에 인권 문제가 없는 것처럼 들릴 수 있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1951년 5월 23일 티베트를 병합했으며 1959년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봉기를 진압하며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라며 “티베트의 인권 탄압 문제는 1959년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4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담 공동성명문에서 티베트 자치구 인권 유린 행위 중단을 촉구했고, 2009년 이후 티베트 독립을 호소하며 분신해 숨진 이들이 159명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며 “티베트의 인권 상황이 문제없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조계종은 “불교는 인간의 자유와 평화, 인권을 가장 중시하는 종교다. 그러므로 이번 의원들의 ‘모른다’ ‘과거형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들릴 수 있는 답변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공인의 한마디 발언은 큰 격려가 될 수도 있고,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도 의원과 민 의원은 탄압에 저항해 분신한 모든 영령과 지금도 탄압에 신음하고 있는 티베트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우리나라 불자들과 국민들에게도 해명과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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