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독일에서 강연 도중 ‘수박’ 공세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의 초청으로 강연에 나섰는데, 당시 강의실 입구에 ‘이재명 당 대표를 중심으로’라는 글귀와 두 동강 난 수박 그림이 담긴 현수막이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현수막은 70대로 추정되는 여성과 그 일행이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소위 ‘해외 개딸’(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로, 이 전 대표 강연장 앞에서 “수박 짓을 하면 안 된다” “이재명 대표를 괴롭히지 말라”고 외쳤다.
이어 강연 중 뒷자리에 앉아 “왜 윤석열은 욕하지 않나”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강연 활동이 현 정부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을 뜻하는 은어로 쓰인다. 주로 개딸 사이에서 비명(비이재명)계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멸칭 표현이다.
민주당 내 수박 갈등은 점점 고착화하고 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수박 7적’이라는 포스터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했다.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수박 깨기’ 집단행동에 나선 이들도 있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은 최근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서 ‘수박 먹기’ 챌린지를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는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일부 개딸 사이에서는 이 전 대표 입국에 맞춰 계란을 투척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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