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우주항공청 설립특별법 처리와 전체회의 개최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이날 전체회의는 장제원 신임 과방위원장과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전부 불참해 반쪽으로 진행되다 40분만에 산회했다.
국회 과방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날 장제원 과방위원장 대신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가 회의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하고 민주당 의원들만 자리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우주항공청 설립 특별법 논의를 위한 법안소위를 먼저 개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송통신위원장 현안을 위한 전체회의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또 장제원 위원장이 방송법 개정안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심판을 맡은 변호사들을 교체한 것에 대한 불만도 드러내고 있다.
이날 회의는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장제원 위원장을 향한 공격이 쏟아졌다. 대신 회의를 진행한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는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어떤 사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첫 회의인데 참석하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제가 야당 간사인데 대면이나 전화통화, 카톡을 주고 받은 적도 없다. 성명을 통해서만 위원장을 접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조 의원은 “말끝마다 무슨 야당이 발목잡기를 한다며 거짓선동을 하는데 그런 행위는 즉각 사과하고 중단하라”며 “국회법에 따라서 의사일정 변경 동의서가 제출되면 지체 없이 표결하게 돼 있다. 위원장 대행은 지체없이 표결에 들어가라”고 촉구했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항공우주청, KBS 수신료 분리,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등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며 “이런 현안에 대해 상임위를 열 의향은 있느냐. 전 열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방위원장 권한대행을 맡은 국민의힘 박성중 간사는 “저희는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며 “조승래 민주당 간사님과 제가 실무자를 통해 다섯번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박성중 간사는 “저희는 20일날 제2소위를 해달라, 21일은 우리가 제1소위를 열겠다고 했다”며 “그리고 22일은 우주항공청 공청회를 하자. 그걸 받아주시면 위원장이 새로 오셨으니 관계부처에서 현안보고도 받고 질의도 28일에 하자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박 간사는 “일정을 다 알려드렸는데도 (민주당은) 아무런 말씀이 없었다”며 “저희가 1, 2소위에서 쟁점이 없는 법안들은 빨리 통과시켜 (28일) 전체회의에서도 해당 법안 통과시키고 현안 보고도 듣고 질의도 하자고 했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자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소위 개최에 대해 소위위원장이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정하고 통보하는 전례가 있었느냐”며 “제2소위위원장은 민주당 조승래 간사인데 위원장이 새로 오셨으면 소위위원장들을 불러 협조 요청을 해야하는데 요청은커녕 얼굴도 본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는 “이전 정청래 과방위원장님이 계실 땐 저희는 간사간 일정을 합의한 적도 없고 안건도 조정한 적이 없다”며 “다 과방위원장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장제원 과방위원장이 오고나서 우리는 5번이나 절차를 지켜가며 민주당에 ‘이것 좀 해달라, 이 일정으로 해달라’고 했다”며 “장제원 위원장도 분명히 ‘1,2 소위가 되면 무조건 전체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장제원 위원장이 불참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 의원은 “지금 위원장이 되고 처음 열리는 회의인데 간사를 직무대리로 지정했다”며 “무슨 사고가 났길래 안 온거냐. 그 사고가 회의를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고가 아니라면 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성중 간사는 “그렇게 KBS수신료, 후쿠시마 오염수가 시급한다면 여러분이 1, 2소위를 빨리 진행해주면 되지 않느냐”며 “현안질의 하고 싶은 거 받아줄테니 1, 2소위해서 법안을 의결하고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산회되자 반발하고 나섰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의사변경 일정 요청서를 제출했고 이건 지체없이 표결하게 돼있다”며 “박성중 간사를 국회법 위반으로 보고 윤리위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장제원 위원장과 면담을 위해 과방위원장실을 찾았지만 장 위원장의 부재로 만나지 못했다.
앞서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과방위는 민주당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입법폭주를 사과하고 우주항공청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장 위원장은 “시급한 법안들을 신속 처리하고 현안이 있으면 현안질의도 하라”며 “과방위는 민주당 마음대로 원하는 것들만 하는 상임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장 위원장은 “계속해서 소위에 참여하지 않고 우주항공청 특별법 심의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28일 전체회의도 개의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