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세일즈 외교]
尹, 무역박람회-K푸드 페스티벌 등
현장 둘러보며 양국 기업인 격려
205개 기업-협회 경제사절단 만찬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취임 후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이번 방문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미래 30년’을 향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프랑스 순방을 마무리한 윤 대통령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중 첫 양자 방문국으로 3대 교역국인 베트남을 택해 경제-공급망-안보-문화 협력 수위를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순방에 동행한 기업인에게 “우리 기업의 수출과 수주에 도움이 되는 일이면 만사를 제쳐놓고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尹, 베트남서 ‘K산업·K푸드’ ‘한국어’ 세일즈
윤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첫 일정인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한-베트남은 수교 당시보다 교역은 175배, 상호 방문객은 2400배 증가했다”며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 태평양을 가꾸는 데 베트남은 우리 대한민국의 핵심 협력국”이라고 강조했다. 첫 일정에서부터 양국 협력과 교류 촉진 필요성을 강조한 것. 오찬에 함께한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감독은 건배사로 ‘대한민국’과 ‘베트남’을 제안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K산업, K푸드, K팝, 한국어 등을 전방위적으로 홍보하는 ‘1호 영업사원’의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먼저 하노이 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를 찾아 양국 경제교류 현황을 살폈다. 한국 대기업 9곳과 현지 시장에 진출하는 중소·중견기업 5곳이 참여한 ‘K산업 쇼케이스’를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 현대차 IONIQ5, 한화 누리호 발사 시연, LG 옴니팟(자율주행차 내부 전장시스템), 오케이쎄 플랫폼(베트남 중고 오토바이 온라인 거래) 등 한국 기업 제품과 서비스를 베트남 관람객들과 함께 체험했다. 한국 중소·중견기업 100여 곳과 베트남 업체 200여 곳이 참여하는 무역상담회에 들러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렁은 또 ‘K푸드 페스티벌’ 현장을 방문해 베트남식 샌드위치인 반미에 볶음김치를 곁들인 ‘김치 반미’를 맛봤다. 떡볶이 등 한국 음식을 즐기는 베트남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며 “한국 음식을 더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베트남 문화교류의 밤’ 행사에서는 K팝과 V팝이 함께하는 공연을 관람했다.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의 멤버 기현, AB6IX(에이비식스) 등 K팝 가수와 함께 베트남 인기 스타인 모노, 민 등의 V팝 가수가 공연을 펼쳤다. V팝 가수인 민은 평소 즐겨 부르는 아이유의 ‘나의 옛날이야기’를 한국어로 불렀고, 윤 대통령은 이에 “한국어 공부를 아주 많이 한 것 같다. 한국어로 부른 노래 잘 들었다”고 격려했다.
베트남의 뜨거운 한국어 학습 열기도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하노이 국가대에서 통역 없이 한국어로만 진행된 ‘베트남 한국어 학습자와의 대화’에서 ‘신짜오(안녕하세요)’라고 베트남어로 인사했다. 이어 “한국에서 베트남 학생들의 한국어 공부 열기가 대단하고 제1 외국어로 채택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한국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보답하겠다. 교육부 장관도 베트남에 가서 직접 보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 재계, 베트남으로…尹 “경제 역동성은 기업에서”
국빈 방문 첫날 마지막 일정은 베트남 순방에 동행한 경제인 300여 명과 가진 만찬 간담회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파리 일정에 동행했던 19명의 기업인들도 일제히 함께했다. 방문 경제사절단으로 꾸려진 205개 기업 및 협회에서 1사 1인이 대표로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세계 시장을 누비며 수출을 위해 애쓰시는 여러분들을 뵈니 우리 경제의 역동성은 기업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다시 절감했다”고 격려하면서 “기업하면서 어렵거나 불합리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 저희 정부에 말씀해 달라”고 했다. 또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우리 기업의 제품 수출과 수주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만사 제폐(除廢·돌보지 않고 제쳐 놓음)하고 하고 발 벗고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경제사절단은 베트남 순방 기간 동안 현지 정부 및 기업과의 투자 협력을 대거 성사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베트남 국영 통신사인 VNA와의 인터뷰에서 “협력 범위를 제조업 위주에서 금융‧유통‧IT‧문화콘텐츠 등 서비스 분야로 고도화하고, 협력의 방식도 서로의 강점을 활용한 수평적 분업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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