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 두고 6·25전쟁서 산화한 25세 아버지…故 김현택 일병 신원 확인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6월 23일 09시 30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6·25전쟁 당시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국군 전사자가 7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2010년 6월경 강원도 철원군 마현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2사단 소속 고(故) 김현택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원확인은 전사자들의 병적자료 등을 바탕으로 유가족을 찾아가는 기동 탐문을 통해 이루어졌다. 국유단 기동 탐문관은 고인의 병적자료에서 본적지(전라남도 신안군)를 확인한 뒤 행정관서의 제적등본 기록과 비교하여 2016년 4월 고인의 딸 김득례 님(73)을 방문,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이후 유해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를 정밀 대조 분석하여 부녀관계로 확인했다. 이로써 고인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게 됐으며, 이는 유해발굴을 개시한 이후 212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다.

고인의 유해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3년간 세 차례에 걸쳐 후배 장병들에 의해 수습됐다. 2010년 6월경 국유단과 육군 15사단 장병 100여 명이 6·25전쟁 당시 개인호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발굴 작전을 하던 중 넙다리뼈를 수습했고, 이후 같은 해 10월, 2022년 11월 두 차례 발굴을 통해 1차 발굴지점에서 약 12~40m 떨어진 곳에서 엉덩뼈, 넙다리뼈 등을 추가 수습했다.

유해 주변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인과 함께했던 숟가락, 약병, M1 탄피 등 다수의 유품이 발굴되었지만, 당시 신원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식별되지 않았었다.

고(故) 김현택 일병은 국군 2사단 소속으로, 734고지 전투(1951.8.2~9.3)에 참전 중 전사하셨다. 고인은 1926년 2월,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일대에서 4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입대 전 고향에서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다가 결혼해 슬하에 1녀를 뒀다.

1951년 5월 입대해 제주도에서 훈련을 받은 뒤 국군 2사단에 배치됐고, 1951년 8월 2일부터 9월 3일까지 강원도 철원 인근에서 벌어진 734고지 전투에 참전 중 1951년 8월 15일, 25세의 나이로 장렬히 전사하셨다. 734고지 전투는 강원 철원군 적근산과 김화군을 연결하는 중부전선의 요충지로 치열한 공방전이 수차례 전개된 곳이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23일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유가족의 자택에서 열렸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6·25전쟁으로 산야에 묻혀 계셨던 ‘전사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 행사’다.

고인의 신원이 확인되었다는 소식에 딸 김득례 님은 “아버지의 유해를 찾아서 인생의 숙제를 마친 기분”이라며 “유해를 찾기 위해 고생하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