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군부대를 방문하고, 보훈 관련 세미나에 잇달아 참석하며 안보 행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훈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 행보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 성향의 60대 이상 표심을 확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정우택 국회부의장 등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은 6·25전쟁 제73주년인 25일 안보 강화 의지를 다지는 메시지를 쏟아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25전쟁 제73주년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유비무환의 자세로 자주국방 강화하고 자유 진영과 연대 강화해서 대한민국이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세계 10위권 이내의 국력을 갖춘 오늘의 위대한 대한민국은 국내외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으로 가능했다”며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고 다시는 6·25전쟁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달 들어 호국 안보 행보에 힘을 쏟고 있다. 6월 첫날인 지난 1일 경기 수원 프랑스군 6·25 전쟁 참전 기념비를 참배하고 보훈 재활센터에 방문해 상이군경 체육인들과 간담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6일 현충일 추념식에 지도부가 총출동했고, 12일 한국보훈포럼이 주최한 국가보훈학술세미나에 자리했다.
지난 20일에는 강원 철원 육군 3사단(백골부대)을 방문해 장병들을 만났고,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전협정 70주년·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 특별전’도 찾았다.
김 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오는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리는 연평해전 기념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보수진영 결집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4개사가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인 2주 전과 비교해 4%p 오른 35%, 민주당은 1%p 내린 25%를 기록했다. 5%p였던 양당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10%p로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야당을 향한 ‘친북·친중’ 공세 수위도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도 철없이 북한과 소련에 도발 책임이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부인하는 세력이 있다”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의 내정간섭 논란 이후 국내 거주 중국인의 투표권 제한 카드를 꺼내 드는 등 중국 때리기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같은 행보는 반중 정서가 강한 2030 표심을 겨냥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인 10명 중 8명이 중국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고 특히 젊은층의 반중 정서가 강하다는 미국 여론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 분석 결과를 인용해 “안보는 이제 보수의 아젠다가 아니라 2030세대의 아젠다”라며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을 단단히 하는 동시에 떠나간 약 20%의 2030을 잡기 위한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충일과 6·25 전쟁, 제1·2차 연평해전 등이 있는 6월은 원래 보수의 달로 불린다”며 “국민의힘이 이를 기점으로 정국 주도권을 다시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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