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의 미국 연수를 마치고 24일 귀국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이제부터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며 이같이 귀국 일성을 밝혔다. 내년 총선을 9개월가량 앞둔 시점에 이 전 대표가 귀국하면서 야권 내에서는 이 전 대표의 역할론을 둘러싼 논란도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 윤석열 정부에 말한다. 모든 국정을 재정립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패했던 이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뒤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이날 환영 행사에는 민주당 설훈 이개호 김철민 박영순 윤영찬 이병훈 의원 등이 참석했고 1000여 명의 지지자들도 자리를 지켰다. 이 전 대표가 10여 분간 귀국 연설을 하는 동안 ‘이낙연, 미래 희망 꿈’ 손팻말을 든 지지자들은 여러 차례 환호했다.
야권의 관심은 이 대표와 경쟁했던 이 전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의 구심점이 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당장 설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언급한 ‘책임’에 대해 “당이 위기에 처하면 당신 몸을 던져서 당을 구해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도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을 비판하며 ‘내가 대선 후보가 됐으면 대선에서 승리했을 것’이란 메시지를 낸 것”이라며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이 대표에게 견제구를 던졌다”고 말했다.
반면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당내 정치적 위치가 전무한 상황에서 억지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5일 이 전 대표 귀국과 관련해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함께 합쳐야 한다”고만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이 전 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 측은 구체적인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미 이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시작된 상황에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은 “이 대표 체제 아래서 성급히 메시지를 냈다가 분란만 일으킨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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