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각지 ‘6·25’ 군중집회 열어 “반미 대결전”… 적개심 최고조

  • 뉴스1
  • 입력 2023년 6월 26일 09시 59분


북한 ‘6·25미제반대투쟁의 날’ 평양시 군중집회.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6·25미제반대투쟁의 날’ 평양시 군중집회.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한국전쟁(6·25전쟁) 제73주년을 맞아 25일 수도 평양을 비롯한 각지에서 군중집회를 열어 대남·대미 적개심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온 나라 전체 인민이 격앙된 멸적의 투지를 안고 6·25를 맞이했다”며 “평양시 군중집회가 25일 5·1경기장을 비롯한 수도 여러 곳에서 진행됐다”고 2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번 집회엔 리일환·박태성 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수길 평양시 당 위원회 책임비서, 전승국 내각부총리, 리두성 당 중앙위 부장, 그리고 근로단체와 평양시내 기관·공장·기업소 일꾼(간부), 근로자, 청년 학생들이 참가했다.

북한 ‘6·25미제반대투쟁의 날’ 평양시 군중집회.(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6·25미제반대투쟁의 날’ 평양시 군중집회.(평양 노동신문=뉴스1)
신문은 “평양시 안의 12만여명 근로자와 청년 학생들이 모여온 집회 장소들엔 청소한 우리 국가(북한)를 요람기에 압살하려고 강도적인 침략전쟁을 도발했으며, 장장 70여년간 우리 조국과 인민 앞에 천추만대를 두고도 씻지 못할 죄악만 덧쌓아온 미 제국주의에 대한 서릿발 치는 증오와 보복 의지가 차고 넘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희태 평양시 인민위원장과 리용근 김정숙평양방직공장 지배인, 허춘금 낙랑구역 금대농장 경리, 김주혁 평양시 청년동맹위원장 등은 이번 군중대회 연설에서 현재 한반도 정세 긴장의 책임을 한미 양측에 돌리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 군사력 강화 행보를 정당화했다.

이들 연설자는 “총대가 강해야 이 땅의 진정한 평화와 소중한 모든 걸 지켜낼 수 있음을 사무치게 절감했기에 우리 인민은 자위적 전쟁 억제력을 억척같이 틀어쥐었다” “미제가 오늘도 괴뢰 역적패당을 침략전쟁의 돌격대로 부추기며 군사적 대결과 핵전쟁 연습에 광분하고 있는 건 70년이 아니라 700년 세월이 흘러도 절대로 변하지 않을 침략자의 본색을 낱낱이 드러내보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미 제국주의와의 총결산은 더 미룰 수 없는 우리 세대 본분”이라며 “불굴의 대적의지로 만장약한 이 땅의 복수자들은 단호한 보복성전으로 조선인민의 불구대천 원수 미제에게 무자비한 징벌, 철저한 박멸을 선고할 것”이라면서 적개심을 드높였다.

신문은 이어 진행된 군중시위에선 “만일 적들이 신성한 내 조국의 0.001㎜라도 감히 침범한다면 전민항전에 산악같이 떨쳐나 세기를 두고 쌓이고 쌓인 분노와 증오의 폭발로, 다지고 다져온 공화국의 불가항력으로 침략의 아성, 악의 근원을 무자비하게 들부숴버릴 의지가 격류돼 굽이쳤다”고 선전했다.
북한 ‘6·25미제반대투쟁의 날’ 군중집회.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6·25미제반대투쟁의 날’ 군중집회. (평양 노동신문=뉴스1)

아울러 신문은 “우리 전진을 가로막으려고 미쳐 날뛰는 원수들에게 준엄한 철추를 안기는 심정으로 당이 제시한 ‘인민경제 발전 12개 중요고지’ 점령에 매진 분투함으로써 전면적 국가부흥 활로를 더 힘차게 열어갈 혁명적 열의가 세차게 분출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보도 내용에선 이번 군중대회를 통해 표출된 한미에 대한 적개심을 경제 성과 창출을 위한 위한 내부 결속 수단으로 삼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북한은 평양뿐만 아니라 평안도, 황해도, 자강도, 강원도, 함경도, 남포시, 나선시, 개성시 등 각지에서도 6·25전쟁 73주년 군중집회를 열고 “반미 대결전을 총결산하자”고 촉구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신문이 이날 지면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집회 참가자들은 “조선인민의 철천지원수 미제침략자들” “우리 민족이 흘린 핏값을 천백배로 받아내자” 등 적개심을 고조하기 위한 구호가 적힌 현수막·팻말 등을 들고 있다.

북한 ‘6·25미제반대투쟁의 날’ 군중집회.(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6·25미제반대투쟁의 날’ 군중집회.(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은 6·25전쟁 73주년을 맞아 지난 22일부터 청년 학생, 근로단체들의 복수결의모임을 잇달아 개최하며 대남·대미 적개심을 고취하는 활동을 해왔다.

한미와 ‘강 대(對) 강’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주민 대상 여론전을 강화하면서 사상 단결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이달 16~18일 개최한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도 한미에 대한 ‘강 대 강’ 노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 같은 ‘투쟁’ 분위기는 내달 27일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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