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26일 대구 퀴어문화축제 도로 점용 여부를 두고 경찰과 대구시가 충돌한 사태와 관련해 당시 경찰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조지호 경찰청 차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관행이나 하급심이지만 법원의 판단 기조를 봤을 때,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공용도로라면 허가 없이 집회 신고만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경찰 입장”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홍 시장이 대구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가 뭔지 잘 모르겠다”며 “아직 (홍 시장이) 경찰청에 책임을 요구한 건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7일 열린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퍼레이드 허용 여부를 두고 정면 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대구시 측은 “퍼레이드를 하려면 집회신고뿐 아니라 별도의 도로점용 신고도 필요하다”며 “허가없이 도로를 점거할 경우 행정대집행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구경찰청은 “지난 10여 년 동안 도로 점용 퍼레이드가 허용됐는데 올해만 막을 순 없다”며 축제 차량의 행사장 진입을 허용했다.
홍 시장은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불법 도로점거 시위를 보호하기 위해 공무원들을 밀치고 버스 통행권을 제한했다. 대구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한 뒤 공무원들을 철수시켰다.
이후 대구경찰청이 지난 23일 홍 시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과 관련해 대구시청을 압수수색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홍 시장 측은 경찰의 압수수색이 보복 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반면, 경찰 측은 압수수색 영장 발부가 지난 16일 이뤄졌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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