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고문단이 27일 이재명 대표를 만나 “민주당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당이 되면 안 된다”며 “당내 비리 의혹이 터지면 법원에 미룰 게 아니라 당 대표가 결단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불거졌을 때 당 지도부가 당내 진상조사를 하지 않고 검찰 수사에만 맡겼던 점을 지적한 것. 또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의 은어)이라며 당내 다른 목소리를 공격하는 행태는 민주정당의 모습이 아니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한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 대표와 고문단 간담회에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우리 당은 대여 투쟁은 잘하는데 당내 관리는 소홀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고 한다. 간담회엔 이 전 부의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김옥두 전 의원 등 고문단과 이 대표, 조정식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의장은 “당 대표 한 사람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며 “뭐만 하면 ‘수박’이라고 강성 지지층이 공격하니 의원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당 비판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이 대표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대표는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이날 자리에선 강성지지층이 아닌 중도층을 의식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심재권 전 의원은 “지금 우리당 지지율이 70%는 나와야 하는데 민주당이 잘 못하니까 그만큼 안 나오는 것”이라며 “보통 사람들을 의식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과 김 전 의원은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고 한다. 박 전 원장은 이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인 것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똘똘 뭉치는 걸 가장 싫어하는 이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대해서는 고문단에서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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