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오후 김규현 국가정보원장과 주요 간부들로부터 국정원 조직 정비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국가안보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달 초 재가했던 국정원 1급 간부들을 다시 대기발령하면서 국정원장 책임론이 제기된 가운데 이날 만남 공개는 윤 대통령이 김 원장을 재신임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원장으로주터 보고를 받은 뒤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하라”고 당부했다고 국가안보실이 언론공지를 통해 밝혔다. 국정원장의 대통령 보고는 물론이고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의 대통령실 방문 사실을 함구해 온 안보실이 이날 김 원장과 주요 간부의 대통령 보고를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 집권 2년차를 맞아 장차관급 인선이 발표된 이날 김 원장에 대한 신임까지 내비치면서 국정 장악과 정보기관 정비에 속도를 내려는 의도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국정원은 하루 빨리 조직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급 간부 대기 발령 등에 따라 불거진 김 원장의 거취 문제는 윤 대통령이 프랑스, 베트남 순방 중에 이미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혔던 사안”이라며 “현재로서는 하루빨리 국정원이 안정화되는 게 중요한 문제”고 했다. 인사 문제로 인한 국정원 내부 혼란을 신속히 수습하고, 대공과 방첩 등 정보기관 본연의 업무를 조속히 정상화할 필요성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김 원장은 이달 초 1급 부서장 등 10여 자리에 대한 승진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김 원장 측근인 국정원 직원 A 씨가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윤 대통령은 A씨 등 8명을 대기발령하는 등 인사를 번복했다. A 씨는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이번 사안을 계기로 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파동이 국정원 내부 알력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김 원장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윤 대통령은 김 원장 유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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