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개각]
김홍일 권익위원장 내정자
특수통… 입 무거워 ‘자물쇠’ 별명
‘BBK 의혹-부산저축銀’ 수사 지휘
김홍일 신임 국민권익위원장 내정자는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시절 중수2과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직속상관이었다. 윤 대통령 지인들에 따르면 검찰 근무 당시 윤 대통령이 4세 많은 김 내정자에게 ‘형’이라고 부르며 따랐다고 한다. 수사 사안에 대해서는 입이 매우 무거운 것으로 유명해 ‘자물쇠’라는 별명도 있다.
김 내정자는 충남 예산 출신으로 충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24회)에 합격해 대구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사법연수원 15기로 윤 대통령보다 8기수 선배다. 임관 후 대검 강력과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및 중수부장, 부산고검장 등을 지냈다. 검찰 내 대표적인 ‘강력·특수통’으로 꼽혔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인 2007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와 BBK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2009년 대검 중수부장으로 발탁된 후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지휘하며 이름을 알렸다. ‘강력사건 현장 수사론’이란 책도 썼다.
김 내정자는 2013년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로 일했다. 2021년 윤 대통령의 대선캠프가 꾸려지자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네거티브 관련 대응을 총괄했다.
평소 김 내정자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뢰가 깊어 지난해 정부 출범 당시부터 주요 인사 검증 대상에 올라 있었다고 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전현희 전 위원장 시절 정치적 논란에 휘말렸던 권익위 조직을 안정시킬 적임자로 강직한 성품의 김 내정자를 윤 대통령이 낙점했다는 것이다.
김 내정자는 검사 시절 후배들이 많이 따르는 등 조직 내 신망이 두터웠다고 한다. 한 검찰 간부는 “묵묵하고 카리스마 있는 스타일”이라며 “입이 무겁기로도 유명하고 의리도 있다”고 전했다.
김 내정자가 취임하면 2008년 권익위 출범 이후 위원장 8명 중 성영훈 전 위원장(2015∼2017년)에 이어 두 번째 검찰 출신 위원장이 된다. 일각에선 금융감독원장, 국무총리비서실장 등에 이어 잇따라 검찰 출신이 중용된 것을 두고 뒷말도 나온다.
김 내정자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흔들리는 권익위를 빨리 안정시키고, 업무 현황을 파악해 부패 방지와 국민권익 구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권익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돼 김 내정자는 다음 달 3일 임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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