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퇴직자들 자회사와 27년간 수의계약… 전력기금 ‘펑펑’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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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사업 비리]
전기료서 3.7% 떼 적립하는 기금
“이권 카르텔 작용 결과” 지적 나와
전력 R&D 266억 부적정 사용도

서울의 한국전력 영업지점. 뉴스1
한국전력이 65개 도서지역 발전시설 운영을 한국전력 퇴직자 단체의 자회사에 27년간 수의계약으로 위탁하고, 그 대금을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지불하는 과정에서 법령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정감사와 언론에서 계속 지적사항이 나왔는데도 별다른 개선 없이 사실상 일감 몰아주기 계약이 계속 체결된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이권 카르텔이 작용한 결과”라는 비판도 나왔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재원으로 한 전력 분야 연구개발(R&D) 예산 집행 적정성 등 감사 결과에서도 266억 원대 부적정 사례가 적발됐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기요금에서 3.7%를 떼어 적립한다.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한국전력과 퇴직자 단체의 자회사인 N사가 최근 5년간 체결한 3222억 원대 수의계약 4건을 점검한 결과 발주청인 한국전력이 직접 수행해야 하고 위탁할 수 없는 업무를 N사와 일괄 수의계약하는 등 법령 위반 사항 40건이 적발됐다. 전기안전 관리업을 등록하지 않은 N사 소속 직원 367명이 최근 5년간 전기안전관리자로 선임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계약법 등에 따라 수의계약 사실을 감사원에 알려야 하는데도, 최근 5년간 수의계약 사항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관련자들을 수사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사 등은 이 같은 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의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한국전력이 소형 도서 재생발전기 전환 설치 추진을 위해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이용해 2021년 추진한 ‘친환경 마이크로 그리드’ 사업에서도 사업 관리의 부적정 및 잔액 미회수 등 386건(86억 원대)의 부적정 사례가 파악됐다.

전력 분야 R&D에서도 총 266억 원(172건) 규모의 부적정 사례가 적발됐다. 성과가 부실해 중단된 과제에 대한 연구비를 회수하지 않거나 R&D 완료 과제에 대한 정산이나 정산금 회수 조치를 하지 않은 사례도 적발됐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A기술 개발 추진 과정에서 회계 연도 종료 하루 전까지 집행하지 못한 정부 출연금 140억 원을 사업 참여 기관에 교부한 뒤, 100% 집행을 완료한 것처럼 결산서를 작성한 사실도 적발됐다. 연구과제와 관계 없는 다른 부처 지원 사업 공사비를 증빙자료로 사용해 연구비를 부당 수령하는 등 집행 부적정 사례도 45건(23억 원대)이 적발됐다.

#한전#퇴직자#자회사#27년간 수의계약#전력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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