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안전성 검증없는 깡통보고서”… 與 “국제기구를 돌팔이 취급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5일 03시 00분


[IAEA, 오염수 보고서 공개]
IAEA 오염수 보고서 놓고 공방 격화
野 “다핵종제거설비 성능 검증 안돼”… 규탄집회 여는 등 방류저지 총력
與 “IAEA보고서 결과 겸허히 수용”… 국민 불안감 해소에 집중할 방침

여야는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안전 검토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식 선언한 것을 두고 극명히 엇갈리는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안전성 검증 없는 깡통보고서”라며 ‘IAEA 불신론’을 이어갔고, 국민의힘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민주당을 겨냥해 “선동을 위해 국제기구마저 ‘돌팔이’ 취급한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IAEA의 공식 보고서 발표로 ‘과학적 검증’ 영역에서 주도권을 쥐었다고 보고 국민의 불안감 해소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7월 한 달을 집중 대응 기간으로 설정해 지역 순회 규탄집회를 여는 등 방류 저지에 당력을 총집중하기로 했다.

● 與 “결과 받아들여야” 野 “깡통보고서”
국민의힘 “오염수 반대, 맹목적 세계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IAEA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지동설을 주장하는 갈릴레이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중세 종교재판의 
맹목적 세계관을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오염수 반대, 맹목적 세계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IAEA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지동설을 주장하는 갈릴레이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중세 종교재판의 맹목적 세계관을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논평을 통해 “국제기구의 검증 결과가 나온 만큼 민주당은 이제 괴담 정치를 중단하고 오직 국민 안전을 위한 후속 대책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의 여러 전문가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철저한 검증을 통해 인정한 사안을 정쟁을 위해 선전선동한다 한들 귀 기울일 이는 없을뿐더러, 오히려 국제적 망신만 초래할 뿐”이라고 야권을 직격했다. 이번 사안을 9월 유엔 총회 안건으로 채택되도록 해야 한다는 야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가당치도 않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보고서 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부터 민주당의 ‘IAEA 불신론’에 대해 “총선용 선동 정치”라고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민주당은 최종 보고서를 보기도 전에 이미 결론을 내려놓은 것”이라며 “마치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이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중세 종교재판의 맹목적 세계관을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민주당은 궁예 관심법이라도 익혔나. 아니면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미래에 다녀왔나”라고 비판했다.

민주 “IAEA 보고서 완벽하지 않을 것”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오른쪽)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긴축재정을 비판하며 “사람 중심의 내년도
 예산안을 정부에 제시하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최종 보고서 발표에 
앞서 “완벽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것”이란 ‘IAEA 불신론’이 이어졌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민주 “IAEA 보고서 완벽하지 않을 것”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오른쪽)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긴축재정을 비판하며 “사람 중심의 내년도 예산안을 정부에 제시하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최종 보고서 발표에 앞서 “완벽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것”이란 ‘IAEA 불신론’이 이어졌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민주당도 이날 오전부터 “오염수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고 최선을 다할 것”(이재명 대표)이라며 총공세를 예고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는 이날 저녁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고서는) IAEA의 독자적인 검증이 아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과 상상만을 받아 쓴 깡통보고서”라며 “IAEA는 국제기구로서 독자적 검증 책임을 방기했다”고 혹평했다. 이들은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한 성능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도된 오염수 유출, 방류 시설 고장으로 인한 비계획적 유출 등에 대한 검토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깡통보고서에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안전을 맡길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정의당도 “과학적 확실성보다는 정치적 편향성의 우려가 더 커 보인다”며 민주당 주장에 보조를 맞췄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애매모호한 말로 핵 오염수 해양 투기의 명분부터 만들어주려는 IAEA 보고서”라고 말했다.

● 여야 치열한 대립 이어질 듯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기정사실로 되면서 여야 간 대립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5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후속 대책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의원 전원 명의의 결의안을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 현실화에 대비해 기존에 당내에 설치했던 관련 특위들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기로 한 민주당은 오염수 관련 청문회 개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아울러 7월 한 달간 전국을 돌면서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등 원내·외 총공세에 나설 방침이다. 안민석 의원 등 ‘방일 해양 투기 저지 의원단’도 10일부터 12일까지 일본을 찾아가 기시다 총리 관저와 국회 앞에서 항의에 나선다.

국민의힘도 5일 오전 맞불 의원총회를 연다. 국민의힘은 IAEA의 결과를 수용하면서도, 국민 정서를 고려해 과학적 검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행이 제대로 돼야 안전하게 방류된다는 것”이라며 “이행이 잘되는지, 모니터링이 잘되는지 국제사회와 예의주시하겠다는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염수 처리 관련 토론회 개최와 수산시장 방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iaea 오염수 보고서 놓고 공방 격화#야당-방류저지 총력#여당-국민 불안감 해소에 집중할 방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