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野허위선동에 양평고속道 백지화” 野 “국책사업 감정적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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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노선 바꿔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元 “사업 중단해 허위뉴스 원인 제거”
양평군수 “사업 중단 철회해달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 6일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토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에 특혜를 주려고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주무 장관이 나서 ‘백지화’ 초강수로 맞받은 것.

정부가 야당의 의혹 제기를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예타)까지 통과한 사업을 백지화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민주당 선동 프레임이 작동하는 이상 국력을 낭비할 수 없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국책사업이 장난이냐”며 추가 공세를 예고했다.

● “네거티브 싹 잘라야 한다는 게 尹 생각”
야권은 2년 전 예타를 통과한 도로 노선이 5월 갑자기 변경됐고, 변경된 노선의 종점인 경기 양평군 강상면에 김 여사 일가 소유의 선산이 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해 왔다.



원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가 선산을 처분하지 않는 한 민주당의 날파리 선동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가짜뉴스로 악마를 만들려는 시도를 국민이 심판할 수 있도록 강력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원 장관은 또 “제가 전적으로 책임진다. 정치생명과 장관직을 걸겠다”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간판 걸고 한판 붙자”라고도 했다.

원 장관의 ‘백지화’ 결정 배경엔 “강력하게 대응하라”는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향후 어떤 형태로 전개되든 민주당의 가짜뉴스와 의혹 제기가 총선 국면까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 될 것인 만큼 네거티브의 싹을 잘라야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여당 의원들도 모르는 상태에서 ‘백지화’를 전격 발표했다. 원 장관이 비공개 당정협의회에선 사업 백지화를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 장관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작심한 듯 자필로 쓴 노란 메모지를 꺼내 들며 ‘백지화’를 발표하자 장내가 술렁였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 이어 김 여사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려 시도하고 있었다”며 “정부의 선제적 대응에 민주당이 당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장관이 국책사업 감정적 취소”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국의 장관이 감정 통제를 못 하고 국책사업에 대해 감정적으로 결정하는 건 결코 옳지 않다”며 “어린아이도 아니고 이래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당 간판을 걸고 한판 붙자는 원 장관의 말에는 “현 정부 분들은 도박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국민 삶이 도박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백지화 결정과 별개로 고속도로 종점 변경 과정을 따져보겠다는 태도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특권 카르텔의 실체를 밝히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이날 김 여사와 관련한 야당 주장을 반박했다.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도로 종점부에는 고속도로 진출입이 가능한 나들목(IC)이 아니라 도로와 도로를 연결하는 갈림목(JCT)이 설치될 예정이라 특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토부는 “JCT는 소음이나 분진 등에 따른 민원이 발생하는 시설”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전진선 양평군수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는 사업의 전면 중단을 철회하고, 양평군민들은 사업 재개를 위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양평군 주민들 사이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과 “큰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허위뉴스 원인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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