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7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보고서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밤 한국에 도착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방한 전 일본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한국 내 후쿠시마 오염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한국에서 야당 분들의 (만나자는) 요청을 받고 있는데 기꺼이 만나고 싶다. (방류)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도 있기 때문에 설명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 등과 만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위 의원 등 대책위 관계자를 중심으로 그로시 총장과 만날 예정”이라며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잘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본의 방류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의 4일 최종 보고서에 대해 “일본 맞춤형 보고서”라며 불신론을 제기해 왔다. 이날도 이재명 대표는 정부를 향해 “IAEA 사무총장에게 보고서를 수용할 수 없다고 천명하고 일본에 오염수 해양 투기를 무기한 연기하도록 요구하라”고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IAEA) 보고서 첫 페이지에 IAEA는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누가 이 보고서의 책임자인지 말해 달라”고 했다. 전날 오후 7시부터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17시간 동안 이어진 민주당 의원들의 무제한 토론에서 이병훈 의원은 “(역대 본 대통령 중) 가장 개판이 지금”이라고 했고, 어기구 의원은 IAEA를 가리켜 “원전 마피아들의 사교클럽”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7일 “민주당이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공개토론을 요청했다는데 IAEA 사무총장까지 국내 정쟁에 연루시키려고 한다면 세계 과학계의 비웃음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시 총장은 9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박진 외교부 장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등과 만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그로시 IAEA 사무총장 간 면담은 예정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11개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종합 보고서에 대한 의견 불일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것(불일치가 있었다는 것)을 들었다. IAEA 종합 보고서는 과학적으로 결점이 없다”고 답했다. 로이터는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전문가 한두 명이 우려를 표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염수가 국경을 넘어 영향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IAEA는 종합 보고서 작성에 일본이 개입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IAEA의 공정하고 과학적이며 객관적인 조사 결과에 외부 영향이 미쳤을 수 있다는 주장은 완전히 근거가 없으며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일본 현지 IAEA 사무소에 한국 인력이 상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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