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류 10년뒤, 평소 삼중수소의 0.001% 韓 유입”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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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日오염수 보고서] 정부, ‘日오염수 검토 보고서’ 공개
“한국에 미치는 영향 미미”
日에 5개 핵종 추가측정 요구
野 “예상 안 벗어난 답정너 결론”

정부 “日 오염수 안전성 계속 확인”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정부의 
자체 검토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일본이 계획대로 (방류 절차를) 이행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확인하겠다”고 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정부 “日 오염수 안전성 계속 확인”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정부의 자체 검토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일본이 계획대로 (방류 절차를) 이행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확인하겠다”고 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안에 있는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10년 뒤 제주 남동쪽 우리 바다에 도착하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농도는 2021년 우리 해역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일 것이라고 정부가 밝혔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염수 방류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내용이 담긴 정부의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를 공개했다. 2021년 8월 일본의 방류 계획 발표 직후부터 자체 안전성 검토에 나선 정부는 올 5월 원전 현장을 방문해 핵심 설비를 점검한 뒤 이날 자체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 4∼5년 뒤부터 제주 인근 해역으로 삼중수소의 미량 유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봤다. 방류 10년 후에는 제주 남동쪽 100km 지점 해상에 도달하는 삼중수소 농도가 L(리터)당 0.000001Bq(베크렐) 안팎일 것이라고 분석됐다. 이는 “2021년 측정된 우리 바다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L당 0.172Bq) 10만분의 1 수준(0.001%)”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삼중수소를 제외한 세슘 등 62종의 방사성 물질은 일본 도쿄전력의 정화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충분히 정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결론이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이) 2013∼2022년 매년 1회씩 ALPS를 거친 오염수의 62개 핵종 농도를 분석했다”며 “그 자료를 분석한 결과 ALPS의 성능이 안정화되면서 2019년 5월 이후 ‘배출 기준치’를 넘긴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지진 등이 발생해 오염수 처리시설의 전원이 꺼지거나 설비가 고장났을 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제어 장치도 마련돼 있다고 정부는 밝혔다. 일본 도쿄전력이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까지 최소 8단계에 걸쳐 방사능 수치를 점검하고, ‘기준치’를 넘긴 오염수의 방류를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정부의 결론이다.

정부는 일본 측에 ‘정화시설 필터에 대한 점검 주기 단축’ ‘5개 방사성 핵종에 대한 추가 측정’ ‘주민 피폭선량 평가 및 공개’ 등 안전한 방류를 위한 권고 사항을 전달했다고도 했다. 정부는 “오염수 처리가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국제적인 배출 기준과 목표치에 부합한다는 것”이라며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송진호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본 측에 ‘(우리가) 독립적으로 시료를 채취하게 해 달라’는 식으로 움직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답정너 결론”이라고 비판했다.

“ALPS 거친뒤 세슘 등 62종 기준 이하… 日에 점검주기 단축 권고”


정부 “오염수 처리 계획 과학적 검토”
“삼중수소 희석시킬 설비 갖춰… 방류전 최소 8단계 걸쳐 점검
지진 경보땐 수동으로 밸브 차단… 韓연구진 현지서 방류 모니터링…
한일, 신속한 정보공유 채널 추진”
“정화시설을 거친 오염수에서 2019년 5월부터는 방사성 물질이 배출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지 않았다. 여러 번 고장이 난 (정화시설) 필터에 대해서는 점검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고 일본 측에 권고했다.”(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7일 정부가 공개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에는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에 대한 검토 내용이 상세하게 담겼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4일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최종 평가 보고서를 내면서 규제기관의 역량 등 방류 과정 전반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다른 점이다.

① ALPS로 충분히 정화할 수 있나
ALPS는 세슘과 스트론튬 등 오염수에 녹아있는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흡착 필터’를 통해 거르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5월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 등을 바탕으로 ALPS의 정화 성능에 대해 “2019년 중반부터는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모두 배출 기준치 이내로 정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ALPS 도입 초기인 2013∼2019년에는 정화된 오염수에서도 6개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넘겨 검출됐다. 흡착 필터의 교체 주기를 당기는 등 변화가 이뤄지면서 ALPS의 성능도 2019년 중반부터는 향상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흡착재 교체나 점검이 적기에 이뤄진다면 성능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며 “‘크로스플로’ 필터가 다양한 이유로 고장 난 적이 있는 만큼 현재 3년 단위인 점검 주기를 단축할 필요가 있어 일본 측에 권고했다”고 했다.

② 삼중수소는 방류 전 충분히 희석되나
정부는 일본 도쿄전력에 대해 ALPS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를 바닷물로 충분히 희석시킬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방류 전 바닷물을 섞어 삼중수소를 최대한 희석해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럴 경우 해수 공급 능력이 중요해진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삼중수소 배출 목표치(L당 1500Bq·베크렐 미만)를 맞추기 위한 희석용 해수를 공급할 능력이 충분하다”며 “해수 희석 후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목표치보다 낮은) L당 1468Bq로 예상된다”고 했다.

③ 충분한 방사능 점검 후에 방류하나
정부는 오염수 방류 전 최소 8단계에 걸쳐 방사능 농도 점검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오염수 안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배출 기준치 이상으로 확인될 경우 자동으로 오염수 방출이 중단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정화된 오염수를 보관하는 K4탱크에서 임의로 오염수 시료를 채취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더라도 비슷한 농도의 방사성 물질을 검출해낼 수 있다는 결론도 내렸다.

④ 지진 등 발생하면 오염수 누출 우려 없나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해 시설이 파손되거나 전기가 끊기는 경우에도 오염수가 곧바로 바다로 누출되지 않는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는 “지진 경보 등이 있을 경우 설비를 수동 정지할 수 있다”며 “보관 탱크가 파손된 경우에도 제방 등 장치가 마련돼 있어 오염수가 바다로 방출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에 따르면 전기 공급이 끊기는 경우, 각종 설비가 고장 나는 경우에는 오염수 보관 탱크 등에 설치된 긴급 차단 밸브가 자동으로 닫힌다.

⑤ 방류 뒤 한국 정부가 안전성 모니터링할 수 있나
정부는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 간에 신속한 통보를 하고,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방류 오염수가) 배출 기준에 적합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단계별로 (도쿄전력의) 측정값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IAEA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토했던 한국인 연구진도 그대로 남아 일본의 방류 과정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일본#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日오염수 검토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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