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5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돈을 받은 현역의원을 20명으로 명시하자 당내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간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는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언급을 아꼈던 민주당은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검찰이 시간을 끌며 흠집 내기만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반격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돈 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돈 봉투 살포 의혹 관련해 자금 관리 총책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53)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돈을 받은 현역의원을 총 20명으로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수도권 지역구의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증거는 하나도 없고 계속 국회만 압수수색하고 있다”며 “검찰이 더 이상 연기만 피우면서 미루고 시간끌지 말고, 증거가 없으면 없는 대로 정리를 해야 하는데 야당에 타격을 줄 시기만 조절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영장에)20명이라고 해놓고 단 한명도 제대로 적시를 한 것도 없으며, 엉뚱하게 별건 수사만을 위해 마구잡이 수사를 하고 있다”며 “검찰의 이러한 정치적 행태는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도부도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돈 봉투 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서서히 커지고 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20명이라고만 했지, 검찰이 이름을 명시한 것도 아니고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라며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지도부나 의원들 모두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고 차분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역시 전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추측을 할 게 아니라 증거에 의해서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히고 그걸 국민들한테 알려주는 것이 도리”라며 “저희가 보기에는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했는지 지금까지는 드러난 바가 없다. 추측성인 정치적 행동을 자제하고 진실을 밝히는데 좀 더 주력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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