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방한 당시 야권과 시민단체가 입국을 저지하고 일본 뇌물설 제기 등을 주도한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국격을 해치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반 전 총장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회 국가현안 대토론회 ‘세계질서 대전환기: 국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기조연설에서 “국제기구 수장이 방한했는데 공항에서 입국을 저지한다 해서 곤란을 겪었다든지 시민단체에서 IAEA가 일본으로부터 돈을 받고 보고서를 만들었다 등등 하는 (의혹 제기는) 참으로 무책임하고 위험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앞서 그로시 총장은 IAEA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사실상 안전하다는 결론의 종합보고서를 낸 후 7일 방한 당시 공항에서 입국 저지에 나선 시위대로부터 일본으로부터 100만 유로를 받고 일본 맞춤형 조사를 했다는 비난에 부딪친 바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런 일은 국격을 해치는 일”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한국에서 그런 일이 있었던 것도 제자신은 참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의원님들께서 이런 데 대해 시민사회를 지도하고 계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반 전 총장은 이날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 직후 통화를 나눈 사실과 함께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 반응도 소개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너무나 화끈하게 환영해줘서 곤경에 처했던 것 같다’고 위로했더니 그로시 사무총장이 오히려 ‘그건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민들에게 열심히 정확한 사실을 설명해 주기 위해서 왔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연설 말미에는 국회에서 여야가 연일 싸우고 있는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반 전 사무총장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를 유엔으로 가져 가자는 의견이 있는 것 같은데 전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유엔은 다수결로 정한다. 다수결로 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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