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당 혁신위원회가 요구한 1호 쇄신안인 ‘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에 응답하는 결의안을 이르면 이번 주 중 추인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당한 영장 청구’일 때만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전제조건을 붙이는가 하면, 혁신위가 함께 요구한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에 대해선 “헌법 위배”라며 선을 긋는 등 ‘반쪽짜리 쇄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16일 통화에서 “이번 주 의원총회를 열고 앞서 추인이 불발됐던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13일 의총에서 결의안의 추인을 시도했지만 일부 중진 의원의 반대로 불발됐다. 이에 비이재명(비명)계를 중심으로 소속 의원 31명이 별도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하는 등 당내 후폭풍이 이어져왔다.
당 지도부가 결의안을 통과시키되,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정당한 영장 청구’라는 조건을 붙인 것에 대해서도 당내에선 “‘정당성’을 당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겠다는 것”이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지역 한 의원은 “안 하느니만 못한 결의안”이라며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검찰의 정치 수사가 절정인 상황”이라며 “모든 영장에 대해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혁신위가 불체포특권 포기와 함께 요구한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에 대해서도 여전히 선을 긋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당론 채택은 의원 표결을 거쳐야 하는데 반대 의견이 있어 쉽지 않다”며 “게다가 불체포특권은 헌법상 권리인데 포기 방침을 당론으로 박는 건 헌법을 위배하는 셈”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혁신위 관계자는 “기대엔 못 미치지만 불체포특권을 악용하지 않겠다는 당 의원들의 결의를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부당한 검찰 수사에 대한 당 우려가 크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제 민주당의 방탄은 끝났다”며 압박을 이어갔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의석(112석)에 불체포특권 포기에 동참한 민주당 31명, 그리고 애초 동참했던 정의당(6석)과 무소속을 합하면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인) 과반이 된다”고 썼다. 조해진 의원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의원이 법원 영장실질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국회에 임시회 개최 중단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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