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JSA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무단 월북한 미국인이 주한미군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유엔군사령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기 파주 JSA로 외국인 관광객 등과 함께 안보 견학을 간 주한미군 소속 A 이병이 월북했다. 유엔사는 이날 “JSA를 견학하던 미국인 1명이 무단 월북했다”며 “유엔사는 현재 북한이 이 인원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고,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엔사는 이 미국인이 미군이라는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A 이병은 외국인 관광객과 섞여 MDL을 두고 남북으로 나뉜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 등을 돌아보던 도중 MDL을 넘어 북쪽으로 달려갔다. 당시 순식간에 월북 상황이 벌어져 JSA를 경비하는 한미 병력이 권총 사격 등으로 제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이 월북한 사건은 수십 년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주한미군 월북 사건은 1962년 주한미군 제1기갑사단 소속 병사로 근무하던 중 월북한 제임스 드레스녹 사례 등이 있었다. 6·25전쟁 이후 월북한 미군은 총 4명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군은 2017년 오청성 씨가 JSA 내 MDL을 통해 귀순한 바 있다.
이날 주한미군 월북 사건은 공교롭게도 한미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서울에서 열고 미국 오하이오급 핵 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이 42 년만에 방한한 날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군이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NCG를 두고 “우리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공공연히 모의하는 회의”라고 주장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는 만큼 북한이 월북한 미군을 당장 돌려보낼 가능성이 은 낮다는 것이 군 안팎의 분석이다. 북-미가 월북한 미군 송환을 위해 협상을 시작하면서 물밑 대화 국면이 열릴 수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군 월북 상황 발생 당시 한미 병력 모두 필요한 조치는 모두 취하고 있었다”며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경계 태세 및 화력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