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6·25전쟁에 참전한 북한군과 중국군 묘를 찾았다. 이날 러시아 대표단은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은 앞서 중국 고위급 대표단 초청 사실도 밝혔다. 북한이 ‘전승절’이라 주장하는 정전협정 체결일(27일)을 계기로 북-중-러 3국이 밀착을 과시하고 있는 것. 한미일 정상이 다음 달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회담하는 등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북-중-러가 노골적으로 거리를 좁히면서 정전 70주년에 한반도 신냉전 구도가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25일 “평양 서성구역에 위치한 조국해방전쟁 참전 열사묘를 찾았다”고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이 26일 전했다. 북한은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이라고 주장한다. 김 위원장은 중국 인민지원군 묘를 찾아서는 “조·중(북-중) 두 나라 인민이 쟁취한 위대한 승리”라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군사대표단은 25일 밤 평양에 도착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강순남 북한 국방상과 회담에서 북한을 러시아의 “중요한 파트너”로 지칭하면서 “회담이 양국 국방부 간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전승절 70주년을 맞아 방북한 러시아 대표단은 27일까지 사흘간 평양에 머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러시아 국방 수장이 북한에 온 만큼 양국이 북한산 무기 수입 문제를 논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앞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자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인 리훙중(李鴻忠)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전승절 70주년 경축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국제적으로 고립된 가운데 중국은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서방 세계의 타깃이 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국경을 차단해 온 북한이 이번에 고위급 교류를 재개한 건 이러한 처지에 있는 3국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특히 한미일이 안보협력을 대폭 강화하자 북-중-러가 더욱 초조해졌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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