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정전협정 70주년을 하루 앞둔 26일 고국으로 돌아온 6‧25 전쟁 국군전사자 유해 7구를 최고 예우로 맞았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군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에서다. 돌아온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고(故) 최임락 일병의 동생은 최 일병에게 “목숨 바쳐 주신 우리나라가 이제는 등 따시고, 배부르게 잘 사는 자유 대한민국이 되었다”며 “형님을 찾아주신 대한민국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서울공항에서 6‧25 전쟁 국군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를 주관했다. 이번 행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3월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제대로 기억하지 않는 국가는 미래가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달 현충일 추념사에서 “제복 입은 영웅들과 그 가족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자긍심을 가지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돌아온 유해 7구는 6·25 전쟁 당시 미군이 수습한 유해 3구, 이후 미군이 단독 발굴한 유해 1구, 북한이 미국으로 보낸 유해 2구, 미군·북한군이 공동 발굴한 유해 1구다. 특히 7구 중 1구는 1950년 8월 육군에 자원입대해 그해 12월 12일 장진호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한 최 일병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행사를 앞두고 최 일병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최고의 군 예식으로 전사자들을 맞이하도록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73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최 일병을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군전사자 유해는 우리 공군 특별수송기 KC-330으로 송환됐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이날 오전 6시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미국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으로부터 유해를 인수했다. 특별수송기는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면서부터 공군 F-35A 편대의 호위를 받아 최 일병의 고향인 울산 상공을 거쳐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유해가 조국에 도착하자 예포 21발이 발사됐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특별수송기 앞에 도열해 거수경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최 일병의 유족과 함께 앞으로 나가 유해를 맞았다. 최 일병의 동생 최용 씨(79)는 편지를 통해 “긴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돌아오셔서 고맙다”며 “형님, 이제 나라 걱정은 마시고, 우리 땅에서 편히 쉬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최 일병에게 직접 참전 기장을 수여했다. 기장은 훈·포장과 달리 특정한 사건과 업적, 날 등을 기념해 수여하는 ‘기념장(紀念章)’이다. 윤 대통령은 운구 차량이 서울공항을 출발해 유해가 안치될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거수경례를 하며 영웅에 대한 예를 갖췄다.
최 일병은 유가족과의 안장 절차에 대한 협의가 끝나면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정부는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 6구에 대해서도 기록 분석과 정밀 감식, DNA 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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